코스피, 2100선 돌파…'기대반 우려반'
코스피, 2100선 돌파…'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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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코스피가 1년 7개월 만에 2100선을 뚫어냈다. 간밤 뉴욕증시의 휴장에도 선물시장이 견고한 흐름을 나타냈고 유럽에서 날아든 호재가 글로벌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4개월 연속 이어진 국내 수출 호조도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54p(0.89%) 오른 2102.93에 마감했다. 코스피 종가가 2100선을 넘긴 것은 지난 2015년 7월3일(2104.41) 이후 약 19개월 만이다. 전장 대비 1.58p 상승한 2085.97로 문을 연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오전장 2090선, 2100선을 차례대로 돌파했다. 장 중 한 때는 2108.48을 기록하면 연중 최고가도 다시 썼다.

증시 상승은 우선 글로벌 '겹호재'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대통령의 날'을 맞아 휴장한 가운데 선물시장 3대 주요지수가 나란히 최고가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정책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선물시장에서도 증시의 온기가 그대로 전달됐다.

여기에 같은날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채권단 감독 기관이 내주 그리스에 복귀해 3차 구제금융 추가 집행을 위한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간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간 갈등으로 지연됐던 그리스의 채무 위기 해결을 위한 돌파구가 마련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개장 전 2월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에 불을 지폈다고 분석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2월 1∼20일 수출액은 27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2% 늘어났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11월 전년 대비 2.5% 늘어난 데 이어 12월 6.4%, 올해 1월 11.2% 늘어나며 4개월 연속 회복세를 확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사상 최고가 랠리를 펼치고 있는 미국 증시와 한국 증시간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현상이 다소 좁혀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수출 호조로 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개선되고 있고 최근 원화 강세도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도 "코스피가 2100선을 회복했지만 선진국 증시에 비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여전히 저평가 돼 있다"며 "2100선 안착 후에도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향후 대내외 이벤트로 증시가 크게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트럼프 정부의 예산안 의회 제출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브렉시트 공식 협상 개시 4월 프랑스 대선 등 주요 이벤트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급주체별로는 개인이 3192억원 어치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 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13억원, 1583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를 상승 견인했다. 프로그램매매에서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를 보이며 총 317억62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수가 큰 폭으로 오른데 따라 의료정밀(-1.48%)과 전기가스업(0.04%)을 제외한 전 업종이 상승 마감했다. 증권(3.28%)을 필두로 운수창고(2.24%), 섬유의복(1.72%), 은행(1.66%), 건설업(1.64%), 철강금속(1.36%), 유통업(1.20%), 금융업(1.16%), 의약품(1.10%), 종이목재(1.09%) 등이 견고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올랐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0.72% 올라 194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삼성물산(2.44%), SK하이닉스(2.00%), 신한지주(1.29%), NAVER(1.15%), 삼성전자우(0.72%) 등도 오름세였다. 반면 현대모비스(-0.38%), 한국전력(-0.12%) 등은 내렸다.

이날 코스피의 급등으로 증권사들의 주가는 날아올랐다. 먼저 SK증권우선주가 5.08% 뛰었고 NH투자증권(4.93%), 한화투자증권(4.51%), 유진투자증권(4.28%), 미래에셋증권(3.81%), 키움증권(3.66%), SK증권(3.43%) 등 대부분이 강세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연고점을 높이자 증시 거래대금과 거래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권주들의 주가를 끌어올리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시장에서 거래량은 2억8720만주, 거래대금은 3조8445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승종목이 537곳, 하락종목 274곳, 변동 없는 종목은 67곳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50p(0.40%) 오른 622.47에 마감했다. 개장 후 지루한 움직임을 보였던 지수는 오후 1시주터 시세가 붙으며 종가상 620선에 안착했다. 이날 외국인의 수급은 큰 변화가 없었다. 다만 개인과 기관이 각각 52억원, 1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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