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이달 중 외환시장을 뒤흔들었던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소화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재차 높아지면서 달러화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 배격 조항이 사라진 가운데 4월 미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상존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연저점을 새로 쓰게 됐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8원 내린 1129.1원에 개장해 오전 11시 14분 현재 전날보다 4.0원 내린 1126.9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19일(1123.2원·종가기준)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그간 달러화 강세 모멘텀으로 작용했던 미 금리 인상 속도와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안 관련 우려가 해소되면서 달러화 약세 압력이 우세해졌다. 주말 새 개최된 G20 회의 공동선언문에서는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을 배격한다'는 문구가 2년 만에 삭제되면서 미국의 통상 및 환율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증폭과 함께 달러화 하락 압력을 더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긴축속도 우려가 소화됐고, 트럼프 예산안에서도 친성장 정책의 가시화보다는 국방과 국정장벽 건설을 위한 하드파워 쪽이 부각되면서 상승 모멘텀은 거의 소멸된 상황"이라며 "G20 회의 결과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반발 없이 경쟁적 통화절하 자제 기조만 유지하면서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환율 조작국 지정 시도에 정당성을 실을만한 잠재적 계기를 마련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1130원선에서는 지지력을 보였던 원·달러 환율도 재차 하락하면서 저점 낮추기 시도에 나섰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소멸된 미 금리 인상 경계감과 내년 미 예산안 및 무역정책 관련 불확실성 부각,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 등을 반영하면서 하락 압력을 더할 전망이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G20 회의에서의 보호무역주의 배격 합의 실패로 미국 무역·환율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고, 4월 환율보고서에 대한 경계감도 강화될 것"이라며 "우려와 다르게 긍정적인 3월 이벤트로 강화된 글로벌 위험선호도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해 원·달러 환율은 하락 시도를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그가 제시한 주간 레인지는 1115~1145원선이다.

다만, 최근 급락에 따른 레벨 부담과 당국 개입 경계감 등은 하락 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전승지 연구원은 "미 달러화 상승 탄력 둔화와 4월 환율보고서 경계, 네고 물량 등으로 하락 압력을 받겠으나 하단에서의 꾸준한 결제수요와 당국 경계, 여전한 강달러에 대한 시장 기대 등은 하락을 제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주중 1120~1140원선의 등락을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그간 1130원선 밑에서는 지지시도가 지속된 만큼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여지도 상존하지만, 모멘텀 상 수급도 공급 우위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 저점을 낮추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주중 1120~1142원선의 등락을 점쳤다.

한편, 이번주 서울 환시에는 오는 21일(현지시간)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경상수지 발표와 22일 미 2월 주택지표, 23일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증언 등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