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 부원장 (사진=금감원)

[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금융당국이 펀드의 특성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부과해온 펀드 보수와 수수료 체계에 날카로운 메스를 들었다. 10~20%대의 높은 대출 금리를 일률적으로 책정하는 대부업체에는 금리인하요구권을 도입하고, 만성질환자 전용 실손의료보험 개발을 유도해 보험 사각지대 해소에도 나선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이 같은 내용의 '제3차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을 발표했다. 서태종 수석 부원장(사진)은 이날 브리핑에서 "금감원은 2015~2016년 2차례에 걸쳐 '국민체감 20大 금융관행 개혁'을 이행했지만 아직도 국민들은 금융거래 과정에서 정당한 권익을 침해당하거나 불편을 느끼고 있다"며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올해 제3차 금융 관행 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펀드 보수·수수료 체계 합리적 개선

우선 펀드 보수·수수료 체계 개선과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투자자보호 관행 확립에 주력한다. 펀드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된 기준으로 보수와 수수료를 부과하는 관행이 불합리하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은 금융투자회사별 각기 다른 산정체계로 펀드수익률을 계산해 투자자가 비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을 먼저 개선하기로 했다.

인공지능이 투자자문을 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등 새로운 금융환경에 맞춘 투자자 보호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비상장증권이나 파생결합증권 등 고수익·고위험 상품의 불완전판매가 나타나지 않도록 감시도 강화할 계획이다. 서 수석 부원장은 "일부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금융당국과 금투업계가 의견을 나눠 합리적인 방향으로 관행을 바꿔나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대부업체에 '금리인하요구권' 도입

금융사 중심의 대출관행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바꾼다. 돈을 빌린 사람(차주)이 갑작스런 실직·폐업으로 재무적인 곤경에 처할 경우 원금상환을 일시 유예해주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연체로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하면 담보부동산을 경매로 처분하기 전에 적정한 유예기간도 둔다.

대부업권에는 금리인하요구권을 도입한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월급이 올랐거나 승진해 신용등급이 좋아지면 금리를 깎아달라고 요구하는 제도인데, 지금까지 대부업체는 적용받지 않고 있었다.

더불어 대부업계는 대출계약의 주요 내용을 담은 대출 상품설명서를 차주에게 의무적으로 교부해야 한다. 일부 대부업체들이 일괄 5년으로 설정하고 있는 개인신용대출 계약 기간도 차차 줄여야 한다. 새로 대출을 받을 때 세우는 연대보증 관행도 원칙적으로 폐지된다.

◇최고 14%까지 할인받는 건강인 특약 확대

특히 금감원은 건강상태가 좋은 보험가입자가 보험료를 할인받는 제도가 활성화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현재 '건강인 할인특약'을 통해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보험료를 최고 14%까지 할인받을 수 있으나 이 특약에 가입한 사람은 1.6%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건강인 할인특약 가입 절차를 간소화하고 제도에 대한 설명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건강인 할인특약 가입가능 상품 목록, 보험사별 건강인 특약 할인율 비교공시, 보험료 할인금액 안내 등 상품공시도 신설할 계획이다.

'직업분류 및 상해위험등급'을 개정해 보험가입자의 통지의무를 완화하고 분쟁요인도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치아보험 등 특화상품은 고지의무 항목을 표준화시켜 과도한 고지의무를 제한하기로 했다. 아울러 소득이 감소하는 노년기에 보험료가 약 20%~30% 저렴한 노후 실손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제도도 개선한다. 만성질환자도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유병자용 실손보험 개발도 유도하기로 했다.

단체 실손보험을 든 사람이 직장을 퇴직해 개인 실손보험에 가입하려 할 때 재직 중의 질병으로 거절 받을 가능성이 크고, 퇴직 전 개인 실손을 중복으로 가입하면 보험료를 이중으로 부담하는 문제점도 해결책을 찾을 전망이다. 단체 실손 상품에 '개인 실손 전환'을 선택(옵션)으로 넣고 단체 실손에 가입하는 기간에는 개인 실손을 중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통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