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업계 "'선순환적 관점'에서 통신비 봐라봐야" 강조
[서울파이낸스 전수영기자] 통신 활용도가 기존 음성에서 데이터 기반으로 확대되고 이용자의 사회 경제적 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커짐에 따라 통신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또는 통신비 인하가 대선공약 및 정책 등에도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전체를 고려하지 않은 각종 요금인하 정책들은 산업 순환적 발전을 저해해 이용자 선택이 오히려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통신요금은 꾸준히 인하돼 왔다. 이 때문에 통신산업이 플랫폼 성장 등 탈(脫)통신 활성화로 지속적인 IT경기 활성화에 기여해야 함에도 그렇게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통신사업자의 투자 및 네트워크 고도화 등을 유도해 ICT 산업의 선순환적 발전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통신 인프라 투자는 ICT 생태계를 더욱 활성화시키고 관련 기업 등을 성장시킬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뿐 아니라 국민 복지향상과 이용자 혜택에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사의 자율적 요금경쟁은 이통사의 투자재원 확보가 가능하고, 이는 망 투자 및 고도화 그리고 유통망 마케팅비 지급, 신규서비스 투자로 연결된다. 이는 세계 최고 품질 및 속도와 유통망 수익 안정화, 새로운 융합서비스 성장으로 소비자 편익이 증대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인위적 요금인하는 이통사 투자 재원 학보가 어려워지고 이는 신규서비스 위축으로 나타나 이용자 편익 감소라는 악순환구조를 반복하게 된다.
하나투자증권은 ‘5G가 통신신업에 몰고 올 변화’ 보고서에서 "요금인하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기술 육성정책도 포기해야 한다"며 "통신사들의 5G 시설투자가 대대적으로 이뤄질 경우 비용부담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하나투자증권은 5G의 총 시설투자 규모가 4G LTE의 1.5에서 2배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유럽연합(EU)은 각종 규제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고 이로 인해 4G LTE 투자에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의 주요 사업자들은 네트워크 유지 및 투자를 위해서는 ICT 규제기관의 정책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 따라 EU 이통사업자들은 네트워크 투자에 소극적으로 대응하였으며 그 결과 4G LTE 시대에 뒤쳐지게 됐다. 2008년 이후 유렵의 투자비는 매년 2%씩 감소 추세였고 2008년 대비 2012년에는 296억유로에서 276억유로로 3조원(20억 유로)가량 축소됐다. 그 결과 우리나라가 이미 4G LTE 구축을 완료한 2013년에 유럽의 4G LTE 커버리지는 48.8%에 그쳤고 점유율도 1%에 불과했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해 ICT 산업진흥을 위한 투자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며 요금인하에 초점이 맞춰진 규제 패러다임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이통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이통3사는 5G와 사물인터넷(IoT)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준비하고 있으며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시 한 번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혁신적 기술의 도입을 위해 이통사가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ICT 산업 전반의 선순환구조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거시적인 정책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이동업계 관계자는 "당장의 소비자들 이익을 위해 통신비 인하를 주장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거시적 관점으로 보면 이는 향후 소비자들에게 막대한 통신비 인상으로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차 산업혁명에서 통신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지속적인 투자가 이어져야 하는데 무조건 통신비 인하 요구를 한다면 오히려 투자를 줄여야 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잡기 어렵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