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현대, 강남 시내면세점 12월 오픈 갈림길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관세청이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에 대한 영업 개시일을 연기할 방침이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어 영업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특허권을 획득한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자들은 영업 개시일 연장 신청을 할 수 있다. 시기와 방법 등 구체적인 상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자들은 서울 지역 4곳(롯데, 신세계, 현대, 탑시티), 강원 1곳(알펜시아), 부산 1곳(부산면세점) 등이다. 해당 사업자들은 고시에 따라 사업권 선정 12개월 이내 영업장을 오픈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사업자들은 개장 6~8개월 전부터 브랜드 입점, 직원고용 등의 영업 요건을 갖춰야 한다. 특히 면세점은 브랜드로부터 물건을 모두 직매입해 소비자에게 되파는 방식이기 때문에 영업 시즌에 맞춰 판매할 물품을 사전 주문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앞서 오픈한 롯데면세점 잠실월드타워점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사업자가 모두 오는 12월 중 면세점을 개점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시내면세점의 매출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자 일부 사업자들이 영업개시일 연장을 관세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브랜드 입점이나 물건 매입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이에 관세청은 '보세판매장 고시(제10조 ③항)'에 의거해 면세점 영업 개시 연장 안건을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에 상정할 방침이다. 영업 개시일 연장을 원하는 사업자들은 특허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필요한 기간만큼 개시일을 연장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신중하게 상황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강남 무역센터점을 입지로 하고 있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관세청의 공고를 확인한 후 영업 개시일 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면세점 개점 시기에 대한 연장 여부를 검토해 결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면세점은 가급적 올해 12월 면세점 오픈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신세계는 서울 강남 센트럴시티에 면세점을 오픈한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업계획서대로 12월 면세점 오픈을 목표로 준비해오고 있었다"며 "(관세청의)이번 결정으로 업계가 조금 여유를 찾은 것은 맞지만 영업개시일 연장 여부는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