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출범하자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극명히 갈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강력히 밀어붙이는 정책인 만큼 그 효과도 강력할 것이라는 시각과 시작만 요란할 뿐 제대로 된 성과 없이 사라질 것이라는 견해가 병립했다.

하지만 결과는 어처구니없게도 민간인인 최순실이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명운을 갈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됨에 따라 그가 추진했던 창조경제 정책 모두 청산대상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기자도 처음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한 취재를 시작하면서 그 성과를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꼼꼼히 들여다 보니 청조경제혁신센터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스타트업의 조력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더욱이 이 센터를 통해 육성한 스타트업들은 한목소리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보은(報恩)의 대상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여기에 파트너 대기업들이 스타트업 육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창업기업 육성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센터에 입주한 한 스타트업의 대표는 “센터와 대기업의 지원으로 자생력 있는 기업을 이룰 수 있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물론 지원을 받는 입장에서야 지원이 적든 많든 자신들에게는 수혜이기 때문에 속내를 모두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의 말을 간과해서도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 한 것은 파트너 대기업들의 속내다. 5월 대선을 앞두고 각 당의 대선후보들이 박근혜 정부가 남긴 흔적지우기에 나서면서 이들은 슬그머니 박근혜 정부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정책에서 빠지려는 눈치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파트너 대기업의 한 임원은 입 밖에 창조라는 단어만 꺼내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외부에 있으니 통화하기가 어렵다는 입장만 되풀이하며 난색을 표했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해서는 아예 말을 섞으려 하지 않았다.

분명 스타트업 육성에 중추적 역할을 한 조력자임에도 죄인마냥 움츠리기에 바빴다.

일각에서는 파트너 대기업들이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상황이다보니 박근혜 정부와 거리를 두어 차기정부로부터 눈 밖에 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실적도 내고 대체로 잘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트너 대기업들이 차기 정부 눈치 보기에 나서면서 혁신센터의 사기마저 꺾일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벤처창업업계의 한 관계자는 "센터와 대기업의 지원으로 경쟁력 있는 창업기업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창업가들에게는 센터의 유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차기정부가 실패한 박근혜 정부의 정책 사업이라고 무조건 청산대상으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세계는 4차 산업혁명으로 들어선 마당에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젊고 유능한 청년 벤처창업가들이 써나갈 성공신화를 '박근혜'라는 이름으로 막아서는 안 된다.

따라서 파트너 대기업들은 창업기업의 조력자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차기 정부 또한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