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채무조정 후폭풍…일부 증권사 신용등급 '빨간불'
대우조선 채무조정 후폭풍…일부 증권사 신용등급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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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백억 규모 손실 반영…신평사, 하이투자證·동부證 주시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법정관리의 일종인 P플랜(프리패키지드 플랜)을 모면하면서 증권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으로 일부 증권사들이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수익 창출 돌파구를 쉽게 찾지 못하고 있는 하이투자증권과 동부증권을 주시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증권사들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은 약 1352억원 규모다. 회사별 보유액은 하이투자증권(400억원), 하나금융투자(300억원), 유안타증권(241억원), KB증권(211억원), 동부증권(200억원) 등의 순이다.

대우조선해양 회사채를 50% 출자전환하고 잔여 채무를 3년 거치, 3년 분할상환하는 금융당국의 채무 재조정안이 가결되면서 이들 증권사들은 투자금의 43%(599억원 규모)가량을 사실상 손실로 인식하게 됐다.

투자금 90%가량을 손실 처리해야 하는 P플랜보다는 피해가 덜하지만 대형사보다 자본 여력이 적은 중소형사들의 피해액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다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국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을 고려하면 재무안정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수익성 저하로 신음하고 있는 하이투자증권과 동부증권이다. 두 증권사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600~1000% 가까이 상회하는 수준이다. 가장 많은 대우조선해양 회사채를 들고 있는 하이투자증권은 이미 지난 1분기부터 피해액을 반영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들 두 증권사의 신용등급에 '비상등' 켜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제까지 견조한 실적을 내왔던 증권사들은 이 같은 비정상적인 손실이 나더라도 이익 감소 정도에서 무마할 수 있지만, 평소 돈을 잘 벌지 못했던 증권사들은 올해 적자전환 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이 가운데서도 하이투자증권과 동부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익스포저 비율도 적지 않다는 진단이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의 익스포저는 자기자본 대비 5.7%, 동부증권은 3.4%"라며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8%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이 넘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신평사 관계자는 "이들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을 통해 다른 사업 부문의 실적이 대우조선해양 관련 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전망"이라며 "모니터링 중 수익성 등 변화가 감지되면 정기 신용평가 때 이를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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