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사이드] 코스닥 떠나는 카카오…"낙관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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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상장 기업 8곳 중 4곳 '마이너스'…'기대감' 보다는 '실적'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2위에 자리한 카카오가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추진을 공식화했다. 지난 2014년 10월 당시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한 지 2년 반 만이다.

이에 따른 기대감으로 카카오의 주가 상승이 기대되고 있지만, 과거 이전 상장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낙관할 수만은 없다. 이전 상장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해당 기업의 실적 등 펀더멘털이 긍정 흐름에 더 주효하다는 지적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8년간 코스닥시장을 떠나 유가증권시장으로 적을 옮긴 기업은 총 8곳(합병된 동양시스템즈, 코오롱아이넷 제외)으로, 연 평균 1곳 꼴이다. 지난 2009년 신생 증권사였던 키움증권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 당시 코스닥 시총 3위였던 동서가 코스피로 이전 상장했다. 특히 지난해만 두 군데가 코스피로 갈아탔다.

올해 들어서는 코스닥 '넘버2'인 카카오가 코스피 이전 상장을 선언한 상태다. 카카오는 지난 20일 공시를 통해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합병 후 코스닥에 우회상장했을 때부터 이전 상장 가능성이 나왔던 카카오는 2년 반 만에 코스피 이동이 현실화된 셈이다.

카카오의 이전 상장은 코스피에서 제대로된 가치 평가를 받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은 코스피보다 저평가 받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전 상장으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와 함께 코스피로 옮기면 대표 200개 종목으로 추려낸 '코스피200'까지 특례 편입도 전망되기에, 수급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며 코스피 이전의 당위성을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기업은 코스닥보다는 코스피에서 기업가치가 더 높게 평가된다"며 "셀트리온에 이어 코스닥 시총 2위인 카카오는 이전 상장을 통해 외국인과 기관의 우호적 수급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갈아탄 기업의 주가 흐름은 예상보다는 긍정적으로 흐르지 않았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최근 8년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기업 8곳 가운데 4곳의 주가는 1년 뒤 마이너스로 흘렀다. 2009년 8월 코스피로 옮긴 키움증권은 낙폭을 키우더니, 1년 후 38% 가까이 떨어졌다. 이전 상장에 따른 양호한 흐름을 기대했지만, 증권사들의 실적 부진이 더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장 최근 코스피 시장으로 넘어온 동서와 한국토지신탁도 9개월여가 지난 현재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코스닥 시총 3위에 자리했던 동서는 코스피로 갈아탄 후 내림세를 보이더니 3만원 중반선에서 2만원 중반선으로 크게 떨어졌다. 이후 반등하며 3만원 선에 턱걸이했지만, 상장 전과 견줘 12%가량 떨어진 주가를 회복하기는 요원한 모습이다. 한국토지신탁도 지난해 7월 이전 상장 후 19% 떨어진 상태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이전 상장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긍정적으로 예측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적에 기반을 둔 펀더멘털이 주가 상승의 더 중요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코스피로 옮겨간 기업의 주가는 초반 상승세를 보이더라도, 이를 지속하지 못한 사례가 더러 있었다"며 "이전 상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을 뿐, 코스피시장의 여러 변수를 고려하지 못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는 가장 큰 재료는 실적임을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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