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2년 만의 단독 점포 '롯데마트 양평점'…"큰 카페 같아요"
[르포] 12년 만의 단독 점포 '롯데마트 양평점'…"큰 카페 같아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롯데마트 양평점 1층에 위치한 '어반 포레스트' 휴식 공간. (사진=롯데마트)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마트 맞아요? 엄청 큰 카페에 온 것 같아요."

롯데마트가 서울 상권 최대 격전지인 영등포에 매장을 오픈했다. 26일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 고객들에게 공개했으며 27일 공식 개장한다. 롯데마트가 단독 점포를 선보이는 것은 12년 만이다.

보통 대형마트 1층에 들어서면 길게 늘어선 쇼핑 카트와 계산대가 보이겠지만 롯데마트 양평점은 달랐다. 담쟁이 덩굴이 벽을 타고 자라고 있었고 곳곳에는 나무가 조성돼 있어 힐링카페에 들어온 기분 이었다.

마트 중앙에는 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휴식 공간 '어반포레스트'가 펼쳐졌다. 각 자리마다 콘센트를 활용할 수 있는 테이블이 있었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쇼파형 의자도 있었다.

한켠에 자리한 그랜드 피아노에서는 클래식이 연주되고 있었고 중앙 스크린에서는 자연 풍경이 흘러 지나갔다. 대형 서점이나 문화 공간에서 볼 법한 계단형 좌석이 타원형으로 휴식 공간 전체를 끌어안아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계단형 좌석 역시 곳곳에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콘세트가 구비돼 있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충전해 사용할 수 있었다.

고객과 처음 마주하는 대형마트 1층이 변화했다. 오프라인 대형마트가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 했다.

휴식 공간 외부에는 커피숍 '폴바셋', 태국 음식점 '마이타이', 인도 요리 전문점 '강가' 등과 '푸드트럭'이 자리했다.

롯데마트는 양평동, 당산동, 문래동 등에 거주하는 20~30대 인구 비중이 높은 점을 강점으로 활용했다. 사실 20~30대는 모바일로 쇼핑을 하는 대표 '엄지족' 세대이기도 한데 이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불러오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20~30대가 카페 등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점을 대형마트에 접목시킨 것이다.

서현선 롯데마트 매장혁신부문장(상무)는 "(대형마트 유통업계는)사실상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고 있다"며 "오프라인 매장 경쟁이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에 고객의 시간을 누가 점유하느냐의 싸움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일단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야만 쇼핑으로 이어지는데 온라인 쇼핑이 발달하면서 고객 유치조차 힘들다는 해석이다.

이어 "고객들의 관심을 (매장으로) 어떻게 유도할 수 있을지 많이 생각했다"면서 "바쁜 현대인들이 매장을 방문한 시간을 휴식과 소통, 상품 가치로 보답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 롯데마트 양평점의 '클린 스테이션'의 모습. 즉석에서 수산물을 손질하는 모습을 고객이 확인할 수 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같은 맥락에서 식재료를 구입하던 신선매장도 직접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고객이 살아있는 해산물과 진열돼 있는 고기를 고르면 즉석에서 요리를 제공하는 형태다.

해산물의 경우 랍스터와 게, 쭈꾸미 등이 담겨있는 수족관 옆에 ‘클린 클라스 스테이션’이 조성됐다. 정면 유리로 이루어진 조리실에서 요리사가 직접 고객이 구입한 해산물을 해체하고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스테이크 스테이션' 역시 고기를 구매한 고객이 직원에게 맡기면 각종 야채와 함께 스테이크를 구워준다. 마트 식당에서 먹을 수도 있고 포장해서 집으로 가져갈 수도 있다.

최근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숙성고기도 판매한다. 매장내 '드라이 에이징', '웻 에이징' 전용 숙성고 9대가 설치됐다. 진공 포장된 소고기를 숙성시키는 것을 고객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매장 2층에는 롯데마트의 장난감 전문 브랜드 '토이저러스'가 들어섰다. 이 공간 역시 고객 체험형을 우선으로 구성됐다. 유아용 로봇과 무선 자동차, 드론 등을 직접 구동시켜 볼 수 있는 공간과 게임장, 포토존이 마련됐다.

특히 '롯데마트 AR' 모바일 앱을 설치하면 영화 캐릭터인 '어벤저스 아이언맨', '겨울왕국 엘사' 등의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AR 포토존은 롯데마트 매장 내 총 7곳이 구현됐다.

서 상무는 "토이저러스는 1조5000억원 완구시장의 점유율 2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쇼핑을 하러 오기보다 아이들과 함께 놀러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매장을 구성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마트 양평점은 하루 평균 최소 7000명 방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월 매출액은 100억원으로 올해 첫해 8개월 동안 매출액 800억원 이상을 자신했다.

인근에 창고형 할인마트 코스트코를 비롯해 반경 1.5km 이내 이마트, 홈플러스, 빅마켓이 위치해 있다.

신주백 매장혁신부문담당(상무)은 "일반 대형마트의 경우 하루 평균 방문객수 5000명을 기준으로 하지만 양평점은 이보다 높은 7000명을 최소로 예상하고 최대 1만명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문을 텄다.

이어 "현재 영등포구, 양천구, 구로구에 거주하는 150만명, 60~70만 가구를 대상으로 할인점 형태의 10개가 경쟁을 하고 있는데 이들이 1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보통 150만 가구를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매출은 1120억 정도가 나오므로 양평점을 오픈해도 충분히 (월매출) 100억원을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다음은 롯데마트 양평점의 내부 모습이다.

▲ 카트와 계산대 등으로 이루어져 있던 대형마트 1층이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26일 프리오픈 한 롯데마트 양평점의 모습. (사진=김태희 기자)
▲ 카트와 계산대 등으로 이루어져 있던 대형마트 1층이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26일 프리오픈 한 롯데마트 양평점의 모습. (사진=김태희 기자)
▲ 롯데마트 양평점의 '스테이크 스테이션'의 모습. 고객이 진열된 고기를 고르고 직원에게 맡기면 즉석에서 요리를 받을 수 있다. 포장도 가능하다. (사진=롯데마트)
▲ 롯데마트 양평점의 'AR 포토존'의 모습. 모바일 앱을 통해 영화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 롯데마트 양평점 토이저러스 내부 모습. 아이들이 자전거 등을 직접 타보고 구입할 수 있도록 체험형 공간을 마련했다. (사진=김태희 기자)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