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제성장률 0.9%…'반도체 호황' 수출·투자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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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생산 회복 '뚜렷'…25분기 만에 증가율 최대
소비 부진은 '여전'…서비스업 생산 32분기 來 최소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우리 경제가 1분기중 0.9% 성장하면서 3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호황의 영향으로 수출과 건설·설비투자가 호조를 보이면서 성장세를 견인했다. 부진 흐름이 이어졌던 제조업 생산은 25분기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다만, 우려했던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와 소비심리 부진이 맞물리면서 민간소비는 부진 양상을 면치 못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1분기중 사실상 제자리걸음 하면서 32분기 만에 가장 부진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9% 성장했다. 6분기째 0%대 성장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2분기(0.9%) 이후 3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시장 예상 수준(0.8%)도 다소 웃돌았다.

▲ 자료=한국은행

올 1분기부터 본격화된 반도체 호황이 전체 성장률을 견인했다. 1분기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 및 장비 부문에서 크게 늘면서 1.9% 증가했다. 성장률에 0.8%p를 끌어올린 것이다. 재화수출의 경우 2.6% 늘어 2012년 3분기(3.4%) 이후 18분기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장비 등 기계류 투자를 중심으로 4.3% 증가했다. 성장률에는 0.4%p나 상승 효과를 미쳤다. 건설투자의 경우 건물 건설이 늘면서 5.3% 급증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4분기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전체 성장률의 0.8%p를 건설투자가 기여한 것이다.

다만, 수입 증가율이 4.3%로 수출을 크게 뛰어넘어 순수출은 성장률의 0.7%p를 깎아내렸다. 내수의 성장률 기여도는 1.8%p로 전분기(0.6%p)보다 크게 높아졌다.

정규일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수출과 건설투자, 설비투자가 성장을 주도했다"며 "반도체와 기계 및 장비, 석유제품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늘면서 제조업 생산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출 호조에 힘입은 제조업 회복세도 뚜렷했다.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와 기계 및 장비를 중심으로 분기중 2.0% 증가했다. 지난 2010년 4분기 이후 25분기 만에 가장 높은 증가세다. 건설업은 주거용 및 비주거용 건물건설이 늘면서 4.0% 증가했다. 농림어업은 재배업과 어업을 중심으로 6.4%나 증가했다.

반면, 소비관련 지표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소비심리 위축에 더해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여파다.

민간소비는 분기중 0.4% 증가에 그치면서 1분기중 성장률을 0.2%p만 기여했다. 특히 세부 항목별로 보면 거주자의 국외 소비만 늘었을 뿐, 비내구재와 서비스 소비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 부진은 더욱 두드러졌다. 1분기중 0.1% 증가에 그쳐 2009년 1분기(0%) 이후 32분기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을 냈다.

정규일 국장은 "사드 여파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소비심리 위축, 휴대폰 신제품 출시를 앞둔 구매 연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민간소비와 서비스업생산이 위축됐다"며 "특히 소비심리나 관광객과 직결되는 도소매음식숙박업, 문화 및 기타 서비스업 생산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DI)의 경우 1분기중 2.3%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이후 4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실질 GDP 증가율이 커지고, 교역조건도 전분기대비 개선되면서 증가세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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