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삼성, SK, 현대자동차, 한화 본사 건물.(사진=서울파이낸스DB)

증권·보험·카드 포함삼성 이건희·SK 최태원·현대차 정몽구·한화 김승연 회장 해당

[서울파이낸스 서지연 손지혜 기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증권, 보험, 카드사를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에 대한 자격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금융당국도 부적격 여부를 따질 때 배임, 횡령과 같은 형법 위반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간 은행·저축은행에만 적용됐던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2013년 동양 사태를 계기로 '오너 리스크' 문제가 불거지면서 제2금융권으로 확대돼 올해부터 시행됐다.

금융사 대주주가 최근 5년 이내에 조세범 처벌법, 공정거래법 등 금융 관련 법령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시정명령을 받거나 최대 5년간 의결권(10% 초과분)을 제한 받는다. 그러나 재벌 총수들의 단골 범죄인 배임·횡령 등은 적격성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범죄 대상을 확대하는 등 재벌 금융사 대주주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에 따르면 '금산분리를 강화해 재벌이 장악한 제2금융권을 점차적으로 재벌의 지배에서 독립'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공약에는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지만 '제2금융권'에는 증권사, 카드사, 보험사가 포함된다. 삼성생명·삼성화재 등의 대주주이거나 최다출자자인 이건희 회장, SK증권의 최태원 회장, 현대카드·현대라이프생명보험의 정몽구 회장, 한화생명·한화손보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해당된다.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재벌개혁 의지로 미루어 봤을 때, 국내 대기업들은 선단경영체제인 그룹경영을 포기하고 계열사별로 각기 쪼개지는 독립경영을 강제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에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금융당국도 재벌 오너들이 금융사 대주주가 될 수 있는지를 따지는 자격 심사를 현재보다 크게 강화하는, 좀 더 까다롭게 만드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부적격 여부를 따질 때 배임, 횡령과 같은 형법 위반도 추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내용이 검토되자 금융사들은 긴장하는 눈치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해 수사를 받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경우 만약 뇌물공여 등의 혐의가 확정되면 향후 삼성생명 등의 지분 상속 과정에서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루 이틀 문제가 됐던 일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도 "감독 강화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진행을 한다고 하면 따를 것이고 금융당국의 기조에 맞춰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재벌개혁은 법률 개정이 필요한 만큼 야당의 반대로 인해 공약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기존의 공정거래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등의 행정규제도 얼마든지 가능해지기 때문에 재벌들은 새 정부의 정책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

제2금융권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재벌에 대한 비판여론이 어느때보다 높다"며 "사회적 공감대가 커져 실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