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홍승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이후 행보가 연일 대중의 관심을 끌어 모은다. 아직 당선 후 2주이면서 동시에 취임 후 2주밖에 안된 정부에 대한 언론의 호들갑스러울 정도의 호의적 보도야 집권초기에 있을 수도 있는 밀월 성격의 보도 서비스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네티즌들이 보이는 호의는 그 이상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과도한 애정이 자칫 비판을 원천차단이라도 할 듯이 반대세력에 대한 지나친 공격으로 이어지며 정권의 판단에 오류를 불러올 위험성마저 띠는 게 아닌지 염려스러운 일면도 있지만 현재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는 매우 높다.

실상 아직 각료인선도 다 끝나지 않은 새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제도적 개혁 이전에 대통령 지시로 바로 잡을 수 있는 일들을 빠르게 처리해 나가는 모습에 환호하고 소탈하고 인간적인 대통령 부부의 모습에 감동하기 때문일 것이다.

즉, 그동안 비틀려 있던 일들을 바로잡기 위해 손쉬운 일들부터 처리해 나가는 모습에 정치를 삶을 피곤하게 한다고 여기며 외면하고 살아오던 대중들은 답답하던 속이 확 뚫리는 경험을 새로이 하게 된 것이다. 워낙 뒤틀려 있던 일들이 많다보니 나라를 '건강하게' 만들어가기 위해 연일 대통령이 무언가를 지시하며 고쳐나가고 있어서 청량감은 더 커졌다.

이미 새 정부가 탄생하기 전부터 대중들은 '박근혜가 내려가니 세월호가 올라온다'는 둥 하며 변화를 반기기 시작했던 대중들이 그 연장선상에서 속 답답하게 만들었던 적폐를 청산하기 전에 일단 구태를 벗어나 움직이기 시작한 새 정부에 호감을 갖게 됐을 터다. 그런 새 정부의 첫 인사청문회에서부터 전 대통령과 함께 탄핵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야당이 딴지걸기를 시도하는 듯하자 다소 흥분한 메시지를 쏟아내 우려를 자아내기도 하는 것이다.

이제까지는 대통령 지시로 덮어뒀던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했다면 앞으로는 법과 제도부터 개혁해 나가야 하는 일들이 남았다. 이제까지는 법이 있고 제도가 있어도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던 비상식적 일들을 하나씩 걷어내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는 우리의 매우 잘못된 상식으로 인해 비틀림 위에 성립된 건강하지 못한 법과 제도를 손봐 나가야 하는 것이다.

법과 제도를 바꿔나가자면 그때부터는 본격적인 '정치'가 나서야 하는 단계다. 따라서 국회의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집권여당으로서는 야당의 협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야당은 그런 정부를 향해 ‘협치’를 미끼로 한 압박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과거 민주정부가 처음 들어섰을 때 걱정했던 것 중의 하나가 개혁드라이브에 제동을 걸고 나설 수구세력으로부터 정부를 지켜낼 힘이 있을 것인지 여부였다. 당시 어린 학생들조차 조선시대 정조의 개혁이 그의 죽음과 함께 막을 내리고 세도정치가 시작됐던 그 역사적 불행이 되풀이되지는 않을지 걱정스럽다고 했었다.

지금 야당에는 단순히 보수세력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수구세력들이 예전보다 다소 힘이 줄어들었을지는 몰라도 여전히 적잖은 힘을 행사하고 있다. 그들은 단순히 개혁의 속도와 안정성에 의구심을 갖는 보수 세력과 달리 개혁 자체를 가로막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

개혁세력들은 그런 수구세력들을 부패한 집단이라고 여기고 외면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 부패한 집단은 식물을 자라게 하는 거름의 기능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 거름을 거름답게 활용할 줄 아는 개혁세력의 지혜가 필요하다.

개혁세력들은 대체로 청정하기를 원하는 대중의 눈높이에 스스로를 맞추려 하지만 죽은 식물은 땅에 쓰러져 흙과 함께 썩어가며 새로운 생명이 살아날 토양을 이룬다. 그 죽은 식물을 지저분하다고 싹 쓸어 치워버리면 쓰레기는 쓰레기대로 나오고 토양은 메마르게 된다. 그 메마른 토양을 생명이 자랄 살찐 흙으로 바꿔 나가려면 결국 어디에선가 썩힌 거름을 공급해줘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면 화학비료와 농약 범벅으로 토양의 건강성을 아예 갉아먹어 황폐하게 만들 뿐이다.

그렇다고 썩어 거름이 돼야 할 죽은 식물이 쓰러지지 않고 버티고 서있으면 그 또한 새 생명이 자라나는 데 방해가 될 뿐이다.

썩은 것을 도려낼 일이 아니라 그 썩은 것을 거름으로 쓸 줄 아는 지혜가 무엇인지 소시민인 필자로서는 잘 모른다. 다만 사회의 제 현상은 결국 자연의 법칙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사실만 경험으로 깨달았기에 새 정부의 개혁적 관료들에게 한마디 전하고자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