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재보험 출재 축소…"일반보험 역량 강화"
손보사 재보험 출재 축소…"일반보험 역량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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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각 사 취합)

삼성화재 자체보유 74.1% 최다…현대해상, KB손보도 증가세

[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국내 손보사들의 일반보험 재보험 의존도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재보험사에 의지하지 않고 자체 역량을 강화하라는 금융당국의 기대와 맞아떨어지는 결과다.

재보험이란 일반보험의 보험계약 가운데 일부를 인수해 보상책임을 분담하는 보험을 지칭하는데, 보험사의 순자산이 충분하지 않아 보험금액 전부를 보유하기가 불가능할 경우 일정 금액만 보유하고 나머지 금액은 재보험으로 출재해 위험을 분산하게 된다.

25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손해보험사 빅4(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의 일반보험 중 국내사업 재보험 보유율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삼성화재는 지난 2015년 62.7%, 지난해 71.0%, 올해 1분기 74.1%로 매년 늘었다. KB손해보험 또한 지난 2015년 32%, 지난해 38.8%, 올해 1분기 48.3%로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해상은 2015년 39.7% 대비 지난해 39.5%로 0.2%p 감소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43.8%로 4.3%p 늘었고, 동부화재도 소폭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삼성화재는 손보사 중 유일하게 보유율이 출재율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분기 기준 보유율은 삼성화재가 74.1%로 다른 손보사의 2배가량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 손보사들이 일반보험에서 재보험 출재비중이 줄어든 건 금융당국의 재보험 의존도 축소 권고와 일반보험 활성화 추진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재보험은 보험상품 자체의 리스크가 큰 경우를 고려하기 때문에 주로 규모가 큰 기업형보험 위주로 가입한다.

예를들어 소비자가 보험상품에 가입할 경우, 보험사는 관련상품에 대한 재보험을 또 가입하게 된다. 재보험사 역시 또다른 재보험사에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재보험을 가입한다. 이런식으로 반복되면 수수료가 추가로 계속 붙는 악순환이 나타나게 된다. 보험료 상승은 물론, 보험사 입장에서도 적자 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이로인해 재보험사에 지급하는 비용이 늘어 일반손해보험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악효과가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자 올해 초 금융위원회는 보험사의 재보험 의존도를 낮추겠다고 나섰다. 경영공시기준을 보유보험료 기준으로 변경하고 경영실태평가 등 제도개선을 통해 보험요율 산출능력을 높이도록 유도하기로 결정했다.

일정수준의 원수보험료(보험 계약자에게 받은 보험료)를 보유하도록 재보험사에 지급한 보험료를 뺀 보유보험료 기준으로 공시토록 변경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사가 보유한 자산 규모를 파악하고 재보험 의존도를 낮추게 하기 위함"이라며 "자체적 위험관리 능력이 큰 보험사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험개발원도 손보사들이 일반손해보험료 산정을 재보험사에 의지하지 않고 자체 능력으로 책정할 수 있게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일반보험 재보험산업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가운데 국내 원수사들의 보유율 증가는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며 "일반손해보험의 보유율 개선을 위해서는 보험사가 사고위험·요율 등을 스스로 평가·산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고 적정보유 능력을 고려한 선별적 보유확대 전략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중 업계는 삼성화재의 독보적인 보유율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국내사업뿐만 아니라 해외재보험 사업에서도 수익을 내는 등 어느정도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국내 사업에서 재보험 손해율이 낮아지고 있다"며 "국내사업 재보험 보유비율이 높다는 건 해외 거대 자본 등 외풍이 들이닥쳤을 때 자립할 수 있는 경쟁력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다른 손보사들은 재보험 사업에서 삼성화재의 역량을 따라가기엔 아직까진 역부족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삼성화재는 재보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노하우를 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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