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닭고기·오징어 등 정부 비축 물량 방출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와 가뭄 등으로 밥상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정부는 수급이 어려운 계란과 닭고기, 양파, 오징어 등을 중심으로 비축 물량을 풀어 물가 관리에 나선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계란 1판(30개입)의 평균 소비자 가격은 7967원이다. 한 달 전(7983원)보다 소폭 인하됐지만 1년 전(5374원)보다는 2593원 비싸다.
계란 가격은 지난해 11월 AI 발생 이후 1만원대까지 올랐다가 현재 7000원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 식품이라고도 불리는 계란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에 대한 불만도 함께 증가했다.
실제로 2016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소비자원에 접수된 불만 상담 건수는 7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95%)가량 증가했다.
반면 닭고기 물가는 다소 안정돼 있는 상태다. 업계는 지난 12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살아있는 가금류의 이동이 제한되자 가격 인상을 우려했었다. 19일 기준 생닭(1kg)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5595원으로 전월(5798원)보다는 203원 떨어졌다.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면서 채소 작물의 가격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같은 기간 시금치(1kg)의 평균 가격은 4205원으로 전월(3783원)보다 422원 비싸졌다. 갓(1kg)은 3250원으로 한 달 전 가격(1900원)보다 1350원이나 뛰었다.
오이(10개)는 5452원으로 전월 대비 11.0% 올랐다. 상추(100g)와 얼갈이배추(1kg) 가격도 각각 675원, 1684원으로 지난달과 비교해 소폭 인상됐다. 이외 가격이 오른 상품은 애호박, 붉은고추, 피망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양파'로 불리던 양파(1kg) 가격은 지난 한 달간 2000원대를 넘겨오다가 20일 기준 1994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아직도 지난해(1546원)보다는 28.9% 비싸다.
마늘(1kg) 가격은 7833원으로 전월 1만266원보다 인하됐다. 이외 토마토, 무, 당근, 풋고추, 파, 생강 등의 가격은 전월과 비교해 저렴했다.
과일 중에서는 사과(10개)가 2만1314원으로 전월보다 15.3% 비싸졌다. 배(10개)도 3만6847원으로 11.5% 올랐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수박(1개)과 참외(10개)는 각각 1만6859원, 1만3677원으로 10~20% 이상 싸졌다.
김(1속)은 8836원으로 일주일째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지난해보다 234원 비싼 가격이다. 굵은 소금(5kg)도 7210원으로 지난해(6966원)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수산물 중에서는 고등어, 갈치, 꽁치, 전복 등의 가격은 내렸다.
이에 정부는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 관련 대책회의를 열었다.
정부는 우선 1판(30개입)에 최고 9330원까지 오른 계란 값을 잡기 위해 태국산 계란을 들여오기로 결정했다. 태국산 계란은 오는 22일 부산항을 통해서 230만 개가 처음으로 들어온다.
해당 계란들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식당이나 제과업체에 유통된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는 태국산 계란 판매에 대한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농림축산식품부는 계란 가격 안정화를 위해 진행했던 농협 할인 판매를 오는 8월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지난 1일부터 공급하고 있는 정부 수매물량 400만 개에 추가 물량 공급까지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내달 12일 다가오는 초복을 대비해 비축 물량 8000t(정부 2100t, 민간5900t)을 시장에 내놓는다. 최근 어획량 감소로 가격이 크게 오른 오징어는 다음 달까지 정부 수매 물량 1404t이 방출된다.
양파의 경우 가격에 계속 오를 경우 비축해둔 6만3000t을 시장에 공급한다. 또 고랭지배추 가격 상승에 대비해 8000만t 규모의 봄배추도 비축하기로 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계란이나 닭고기 수급에 어려움은 없어 추가 가격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가뭄으로 인한 채소 작물 등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