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협회, '인공지능 신약개발 지원센터' 설립한다
제약협회, '인공지능 신약개발 지원센터' 설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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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경화 국제담당 비상근 부회장이 24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협회 2층 오픈이노베이션 플라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영우 R&D정책위원회 4차산업 비상근 전문위원, 허경화 국제담당 비상근 부회장, 갈원일 부회장, 원희목 회장, 강수형 바이오담당 비상근 부회장, 최주현 바이오의약품위원회 비상근 전문위원. 사진=김현경 기자)

"신약 연구개발 탐색 단계 단축"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인공지능(AI) 신약개발 지원센터'(가칭) 설립을 추진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떠오른 AI가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높여 제약산업의 혁신을 이끌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배영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R&D 정책위원회 4차산업 비상근 전문위원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협회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가전략인 4차 산업혁명에 동참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최근 정부는 제약·바이오 산업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형 신산업 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배 전문위원은 "신약개발은 오랜 시간과 큰 규모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분야"라며 "신약개발은 초기 5000~1만 개의 신약 후보물질을 1개로 좁혀가는 과정인데, AI를 활용하면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협회에 따르면 신약 1건당 연구개발 비용은 평균 24억달러(한화 약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약 5000개 이상의 신약 후보물질 중에서 단지 5개만이 임상시험에 진입한다. 이 중에서도 단 1개의 신약만이 최종 판매 허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AI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하면 모든 경우를 다 실험하고 증명해야 하는 기존의 신약개발 과정과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AI를 활용하면 임상시험을 최적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부작용, 약물의 작용 원리 등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보다 신약개발 기간을 10분의 1에서 4분의 1 정도로 줄일 수 있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배 전문위원은 "존슨앤드존슨, 화이자, 머크와 같은 다국적제약사는 이미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특히 AI는 전체 신약개발에서 35%의 비중을 차지하는 초기 후보물질 탐색 단계의 성공 가능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배 전문위원은 "AI 활용을 위해서는 국내 제약산업 실정에 맞는 인프라 구축과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며 "정부 역시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과 인공지능 신약개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은 '베네볼렌트(Benevolent AI)'와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약물 초기 발견 단계부터 임상2상에 이르는 자산을 보유했다.

화이자는 중점을 두고 있는 면역항암제 분야에 IBM 왓슨을 도입했다. 회사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다양한 정보의 연결 분석과 객관적인 가설을 수립한다. 머크의 경우 신약개발 시스템 '아톰넷(AtomNet)'을 활용해 후보물질 탐색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가천대길병원이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건강한 수명 연장, 항노화를 위한 공동 연구 및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협회는 연내 AI 신약개발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제약업계에 AI와 빅데이터를 도입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로 했다. 센터는 정부의 빅데이터 추진사업에 긴밀히 협력하는 동시에 제약산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이날 협회는 국내 제약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장려하고 바이오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힘쓰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는 바이오 벤처 투자를 활성화하고 정부의 사업화 정책자금을 유치하는 등 노력을 병행할 방침이다.

원희목 협회장은 "결국 제약산업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건 오픈이노베이션"이라며 "AI, 바이오 분야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제약산업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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