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발행어음업무 '심사보류' 통보

[서울파이낸스 정수지 기자] 삼성증권의 투자은행(IB) 사업 인가가 보류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초대형 IB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10일 삼성증권은 "지난 7월 금융당국에 신청한 발행어음 사업 인가와 관련해 대주주의 재판절차가 진행 중인 사유로 심사가 보류될 것임을 금융당국으로부터 통보 받았다"고 공시했다.

앞서 심사를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금융위원회에 "삼성증권의 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지분을 보유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적격성 판단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금융회는 '심사 보류'로 최종 판단하고 이를 금감원에 통보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삼성증권의 최대주주는 지분 29.39%를 보유 중인 삼성생명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증권 지분을 갖고 있지 않지만 삼성생명의 최대주주가 이건희 회장(지분율 20.76%)인데다 이재용 부회장도 삼성생명 지분 0.06%를 보유한 특수관계인이다.

지난 8월 시행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특수관계인도 대주주에 포함되면서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모두가 대주주 적격심사 요건에 맞아야 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이재용 부회장을 삼성증권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주주로 해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심사가 보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증권의 IB 전환 작업도 차질을 빚게 됐다. 검찰이 징역 12년을 구형한 이재용 부회장 재판의 1심 선고는 오는 25일로 예정됐으나 향후 2심, 상고심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전이 될 수도 있는 탓이다.

게다가 현행 자본시장법 및 시행령 등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형 집행이 모두 끝난 후 5년 뒤에나 금융당국의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징역 12년형이 확정되면 삼성증권은 17년 후에나 발행어음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1심 재판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일찍 인가가 나오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심사 보류로 내달 예정된 첫 초대형 IB 대열에서 삼성증권은 한 발 물러나게됐다. 지난달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은 금융위에 발행어음 인가 신청서를 접수했으며 이후 금감원이 심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