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협상 통해 노동자 직접 정치 필요성 깨달아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노조 오는 11월 출범 준비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누가 대신해주지 않습니다. 지난달 우리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을 협상한 것처럼 이제 직접 정치에 나설 것입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소속 홈플러스노동조합원 1000명이 창당을 준비 중인 새민중정당에 입당해 정치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노조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새민중정당(준) 1000인 집단입당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택배연대노동조합 등이 함께했다.
홈플러스노조에 따르면, 전국 조합원 3000여명 중 1000여명이 먼저 새민중정당에 입당하고, 앞으로 그 수를 늘릴 예정이다. 김국현 홈플러스노조 조직국장은 "지난 한 달간 전국 조합원들과 오랜 시간 회의를 거쳐 새민중정당 집단 입당을 결정하게 됐다. 노동자 정치 참여에 대해 조합원 대부분이 필요성을 느꼈고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어 "앞으로 정당 활동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 저임금·고강도·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노동자들의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입법활동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노조원 1000명의 집단 입당은 최저임금 협상이 도화선이 됐다. 김기완 홈플러스노조위원장은 "그동안 최저임금 협상을 교섭위원들에게 맡겼다. 그러나 이번엔 노동자들이 직접 나서서 결정했다. 촛불집회부터 최저임금 협상까지 직접 겪고 나서야, 우리를 대신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가장 유능한 정치인은 민중이라는 말이 우리들의 심장을 때렸다"면서 "기존 정치인들은 권력과 재벌의 눈치를 보고 나라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이젠 노동자들이 직접 정치에 나서 세상을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새민중정당은 김종훈 무소속 국회의원,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강규혁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 등의 주도로 지난 9일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 의원은 "이 땅의 주인은 1000만 노동자를 비롯한 많은 민중이라고 선언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10월 중순까지 2만명을 넘기고 5만명까지 늘려 희망의 정당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홈플러스노조는 전국이마트노동조합, 민주롯데마트노동조합과 함께 지난 3월 대형마트노동조합 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이들은 오는 11월 통합노조 출범을 목표로 한다. 나아가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협력사까지 포함해 총 50만명을 조합원으로 모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