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 중독 사망 근로자 측에 1억 배상하라"

   
▲ 법원이 최근 한국타이어가 제품 생산 과정에서 유해물질에 중독돼 숨진 직원 유가족에게 1억여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사진=한국타이어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법원이 최근 한국타이어 제조 공장에서 일하다 폐암으로 숨진 근로자에 대해 회사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한국타이어 근로자 집단 사망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진상규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일하다 병을 얻어 숨진 다른 근로자들의 소송이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특히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이하 산재협의회)가 한국타이어 근로자 집단사망과 관련해 문 대통령과 민정수석실에 제기한 민원이 대전지검으로 배당돼 이번 법원 판결이 검찰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63단독은 한국타이어 전 직원 안 모 씨의 아내 오 모 씨 등 유족 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한국타이어는 안 씨의 아내 오 씨에게 1466만원을, 자녀 3명에게 각각 294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한국타이어는 타이어 제조와 발암 물질 노출의 연관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마스크 착용 독려 행위만으로는 충분히 안전 배려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안 씨가 작업 도중 가장 많이 노출된 고무가 폐암의 원인이 됐다고 보는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폐암 발병에 대한 객관적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면 작업환경을 폐암 발병원인으로 봐야 한다"면서 "안 씨는 비흡연자이고 병력이나 가족력 등의 다른 질병과 관련되 원이이 밝혀지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한국타이어가 마스크 독려행위만으로 충분히 안전 배려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다만 안 씨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하기도 한 점,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지켜야 할 주의의무도 있어 회사 책임을 50%로 한정한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안 씨는 15년 넘게 한국타이어 생산관리팀에서 근무하던 중 지난 2009년 9월 폐암 판정을 받은 뒤 투병 끝에 숨졌고, 근로복지공단은 안 씨가 근무 중 유해물질에 중독돼 폐암에 걸렸다며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지난 2015년 한국타이어가 근로자의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환경을 정비하는 안전 의무를 위반했다며 2억84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산재협의회에 따르면 산업재해로 사망한 한국타이어 근로자 수는 1992~2006년 93명을 비롯해 2008년~2016년 1월 46명, 2016년 9월 1명, 2017년 2명 등 총 141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