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 대출 사상최대···취약계층 이자부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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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과 사업자금 탓···소득 1분위 가계대출 55% 비은행권

[서울파이낸스 손지혜 기자] 가계, 기업 등이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등 비은행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763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한국은행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3년 이후 사상 최대치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비은행금융기관의 여신 잔액은 763조6923억원이다. 비은행금융기관에는 제2금융권으로 불리는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생명보험사 등이 포함된다. 이 통계에 대부업체는 포함되지 않는다.

비은행금융기관의 여신 잔액은 작년 말과 비교하면 상반기에 39조1499억원(5.4%) 늘었다.

상반기 여신 증가액을 금융기관별로 보면 자산운용사 잔액이 60조3694억원으로 11조587억원(22.4%) 늘었고 저축은행은 47조2628억원으로 3조7982억원(8.7%) 증가했다.

신용협동조합은 4조230억원(7.7%) 불었고 상호금융은 13조2609억원(5.9%), 새마을금고는 7조1578억원(7.9%)이 각각 늘었다.

이는 서울지역 부동산 시장 호조에 따른 주택담보대출과 사업자금, 생활비 등을 위한 대출 수요가 꾸준히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2금융권 대출은 저소득층,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이 상대적으로 많이 이용하고 금리가 높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앞으로 제2금융권 대출 금리가 오를 경우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커질 공산이 크다.

지난 6월 한국금융연구원이 발간한 가계부채보고서를 보면 소득 1분위(하위 20%)는 가계대출에서 비은행권 비중이 55%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고령층과 자영업자도 비은행권 가계대출 비중이 각각 43.2%, 41.4%로 높았다.

정부의 8·2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됐고 이달 중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 등을 골자로 한 가계부채 관리대책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런 점에서 제2금융권에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가계대출이 깐깐해지면서 개인사업자(자영업자)를 비롯한 기업 대출이 급증할 개연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은행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5월 말 110조5685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3조5388억원(14.0%)이나 늘었다. 1∼5월 증가액이 작년 동기(7조1716억원) 대비 2배에 가깝다.

지난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 금통위원은 "최근 가계대출에 대한 건전성 관리가 강화되는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의 증가 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에서 특정부문의 규제 강화가 다른 부문의 대출 압력 증대로 연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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