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72주년] 유한양행·동화약품,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재조명'
[광복72주년] 유한양행·동화약품,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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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제72주년 광복절을 맞아 유한양행과 동화약품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유한양행과 동화약품은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면서 나라와 민족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 유일한 박사. (사진=유한양행)

◆ 유일한 박사, 항일무장독립군 창설 직접 주도

유한양행의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 그는 '건강한 국민만이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1926년 유한양행을 세웠다. 1971년 3월11일 작고할 때까지 유한학원과 유한재단을 설립하며,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과 사회봉사에 앞장섰다.

우리나라에서 흔하지 않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한 기업인으로 존경받는 이유다.

독립운동가이기도 한 그는 미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낼 때부터 조국의 현실에 눈을 떴다. 14살에는 조국 독립을 위한 '한인소년병학교'에 입학할 정도로 애국심이 투철했다. 1919년 24살의 대학생이었던 유 박사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된 한인자유대회에서 한인대표로 결의문을 작성하고 낭독하며 기최위원회 위원장으로 활약했다.

그는 1938년 미국으로 다시 건너가 본격적인 독립운동가로서 활동을 펼쳤다. 1941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해외한족대회 집행부에 가담했고, 이듬해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재미 한인들로 무장한 맹호군 창설의 주역이 됐다.

독립운동 활동의 정점은 목숨까지 바칠 각오로 임한 '냅코 작전'이다. 유 박사는 1942년부터 미육군전략처(OSS)에서 한국 담당 고문으로 활동하다가 1945년 OSS의 비밀 침투작전인 냅코 작전에 공작원으로 입대하게 된다. 이 작전은 한국인을 국내로 침투시켜 정보 수집과 폭파, 무장 유격활동을 펼치는 것이었다.

당시 유 박사는 50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은 청년들도 힘들다는 공수훈련까지 받으며 조국독립을 위해 힘썼다. 1945년 8월15일 광복으로 냅코 작전은 실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나라 사랑을 위해서는 목숨을 바칠 것을 신성한 말로 서약해야 한다'는 자신의 말을 몸소 실천한 애국애족 정신은 지금까지도 교훈을 남기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해로 창립 91주년 맞았으며, 매출액 기준 국내 1위 제약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 민강 선생 . (사진=동화약품)

◆ 민강 선생, '까스활명수' 팔아 독립운동 지원

동화약품의 초대 사장인 민강 선생은 조국 광복을 위해 힘쓰고, 2세 교육에 힘쓴 것으로 유명하다. 1909년 청년들을 중심으로 대동청년당을 결성해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나섰으며, 소의학교(현 동성중·고교), 조선약학교(현 서울대 약대) 설립에도 앞장섰다. 그는 활명수를 팔아 얻은 수익으로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댔다.

활명수는 민강의 아버지 민병호 선생이 배앓이로 목숨을 잃는 민중을 위해 발명한 약이다. 궁중에서 쓰이는 생약 비방을 서양의학과 접목해 탄생한 활명수는 우리나라 제약사의 기원이기도 하다. 활명수는 이름 그대로 '생명을 살리는 물' 대접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고, 수익금은 독립운동 자금으로 사용됐다.

민강은 독립운동 단체인 대동단에 가입하고, 연통부를 국내 독립운동의 거점으로 제공해 나라를 독립시키려고 노력했다. 서울 연통부의 당시 행정 책임자도 민강이었다. 서울 연통부는 국내외 연락과 정보활동은 물론 독립운동가들의 활동 자금 마련에도 한 몫을 했다. 동화약품의 창립지(서울시 중구 서소문로9길 14)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와의 연락을 담당했던 '서울 연통부'를 기리는 기념비가 있다.

동화약품은 창업주인 민강을 포함해 근대화의 기틀을 마련한 5대 사장 윤창식 선생과 윤광열 명예회장 등 3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해냈다. 물적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직접 독립운동에 투신할 정도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지극했던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동화약품은 최장수 제약기업으로 올해 창립 120주년을 맞았다. 회사는 '좋은 약이 아니면 만들지 마라. 동화는 동화식구 전체의 것이요, 또 이 겨레의 것이니 온 식구가 정성을 다해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기업으로 이끌어라'라는 윤창식 사장의 경영철학을 오늘날까지 이으며 민족정신의 뿌리를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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