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고위직·금융공기업 수장 하마평 무성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김희정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후순위로 밀렸던 금융권 고위직 인사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금융위원회 고위직부터 시작해 금융감독원과 수장 공백 상태인 금융공기업 뿐만 아니라 친박 인사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일부 금융기관까지 대규모 물갈이 인사가 단행될 예정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금융당국과 금융공기업의 주요 인사 검증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인사 검증이 마무리되는 다음달 중에는 문 정부 출범 후 첫 대규모 금융권 수장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가 다른 부처의 장차관 인사 등에 우선순위가 밀려 있었던 금융권에 대한 본격적인 인사 검증단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일단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김용범 부위원장 선임 이후 잠잠했던 금융위 고위 간부 인선이 재개될 예정이다. 지난달 사의를 표명한 손병두 금융위 상임위원이 금융위 사무처장으로 승진하고, 도규상 금융위 정책보좌관 혹은 김학수 기획조정관이 상임위원으로 승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석 중인 금융위 민간 상임위원 자리도 공모가 예정돼 있다. 현재 공모 중인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자리에는 박정훈 금융위 금융현장단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곧바로 이어질 금융감독원 인선도 주목된다. 진웅섭 현 금감원장의 임기 만료가 오는 11월19일로 약 세 달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이달 말 감사원 감사 결과와 최수현 전 원장 시절 변호사 채용비리 선고공판 등이 예정돼 조직 전반의 분위기 쇄신·개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차기 금감원장에는 관료출신의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여전히 이름을 올리고 있고, 민간출신에서는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종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최흥식 전 하나금융지주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엔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뒨 경남과학기술대 총장을 역임한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의 임명 가능성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감독체제 개편 변수로 진 원장의 유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금감원의 경우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을 따로 떼 내는 안이 유력한 만큼 신임 금감원장이 조직 대수술 감행해야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금감원 수석 부원장에는 유광열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과 정완규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정부 평가 결과에 따라 금융공기업 수장도 대거 교체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친박 인사인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임기를 2년 여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조만간 거취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 정부 출범 이후 주요 인선마다 하마평에 오르는 정은보 전 금융위 부원장이 산업은행 뿐만 아니라 수출입은행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후보로 거명되고 있고,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의 산업은행 회장 등판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종구 위원장의 이동으로 각각 공석 상태인 SGI서울보증 사장과 수출입은행장 인선도 9월 중에는 본격화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장 후보로는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과 임승태 전 한국은행 금통위원, SGI사장에는 서 원장과 허창언 금융보안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