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 차기 회장 잡음…노조 "낙하산 후보 사퇴" 반발
BNK금융, 차기 회장 잡음…노조 "낙하산 후보 사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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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경 직무대행, 김지완 전 하나금융 부회장 놓고 임추위도 이견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BNK금융그룹 차기 회장 결정을 앞두고 안팎의 잡읍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노조와 일부 지역계 부산 시민단체가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부산은행 경영진도 내부 승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21일 오후 7시 롯데호텔에서 차기 BNK금융 회장 최종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2차에 걸쳐 추려진 박재경 BNK금융 회장 직무대행과 정민주 BNK금융경영연구소 대표,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등 3인은 지난 17일 심층 면접을 마친 상태다.

임추위는 당일 즉시 1인의 최종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5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에도 과반수의 의견 일치를 이뤄내지 못하면서 이날 임추위를 재개하기로 했다. 6인으로 꾸려진 임추위는 박 직부대행과 김 전 부회장 2인을 두고 3대 3으로 대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속개를 몇 시간 앞두고 BNK금융 내부에서는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부산은행 노동조합은 부산시민단체협의회, 부산경제살리기 시민연대와 본점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적합한 외부 인사인 김지완 전 부회장은 정치권, 학연, 지연 동원의 구태를 벗고 지금 즉시 공모를 자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김 전 부회장은 14년 간 부국증권과 현대증권, 하나대투증권 등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해온 전문 경영인이지만, 은행 경력은 전무하다. 지역계 입지도 검증돼 있지만, 지난 2012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 탓에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은행 노조는 이번 인선이 내외부 공모로 이뤄진다는 발표 이후 정권 낙하산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조직 문화에 정통한 내부 인선의 선임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표출해왔다. 노조 측은 "지역경제와 관계금융을 잘 이해하는 내부 CEO가 지속적으로 발탁돼 왔기에 부산은행은 지난 반세기 동안 지역경제의 심장과 혈맥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었다"며 "부산지역과 BNK금융지주 조직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외부 인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부산은행 경영진도 지주 회장의 내부 승계를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부산은행 행장 인사는 BNK지주 회장 인선이 미뤄지면서 오는 23일로 미뤄진 상황이다. 부산은행 본부장급 임원 10명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역 중소기업과 서민의 애로를 모르는 증권업에 익숙한 인사를 그룹 회장으로 선임하면 그룹의 경쟁력과 정체성이 퇴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임원진은 "내부승계 전통이 이어진다면 그동안 외부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개선하고 그룹 혁신을 위해 임직원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겠다"고 덧붙였다.

내부 출신이 선임돼야 한다는 주장과는 달리 주가시세 조종 혐의를 받고 있는 BNK금융 경영진의 순혈주의 타파가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각종 기관의 낙하산 인사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면서도 "BNK금융은 자정 능력이 망가졌기 때문에 내부 문제를 비판하고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 그리고 엘시티 대출과 관련 없는 사람이 지주 회장과 부산은행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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