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금호타이어 매각가 8천억 인하…박삼구 우선매수권 부활
채권단, 금호타이어 매각가 8천억 인하…박삼구 우선매수권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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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서울파이낸스DB

23일 협의회…매각 작업 '원점'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매각가를 당초보다 1550억원 낮춘 8000억원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중국 더블스타의 인하 요구를 반영하는 대신 영업손실률 관련 조항을 빼기로 한 것이다. 채권단이 예정대로 23일 주주협의회를 통해 매매계약 변경을 결정하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우선매수권 부활과 함께 매각 작업이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22일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는 매매계약 내용을 변경하는 내용의 주주협의회를 빠르면 오는 23일 개최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이번 회의에서 금호타이어 매각 가격을 종전 955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낮출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23일에는 협의회를 여는 쪽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금호타이어의 영업손실을 반영해 매각가를 깎아주는 대신 영업손실률에 따른 계약 해지권을 요구하지 못하도록 조항을 변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매각금액 인하 분인 1550억원은 지난 3월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서 상에 명시된 손해배상 한도 16.2%에 해당한다. 더블스타는 계약상 금호타이어의 영업손실률이 15%를 넘을 경우 해지권을 갖게 되는데, 계약 취소 대신 손해배상 한도 1550억원을 매각가 인하로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

주주협의회가 금호타이어 매각가를 조정하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 매수권도 살아난다. 이후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고, 매매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금호타이어 인수가 가능하다.

채권단도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을 폭 넓게 허용키로 했다. 관건은 박 회장의 인수자금 여력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할 재무적 투자자를 찾는 과제와 함께 중국 측의 금호타이어 인수가 무산되면 해외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보복 행위가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다.

일단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경우 매매대금의 10%인 800억원을 즉시 납입해야 하며, 나머지 인수 대금 7200억원 가량도 5개월 내에 치러야 한다.

금호타이어 매각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매각 종결 시점도 늦춰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채권단은 당초 다음달 초께 매각을 마무리할 방침이었으나, 올 연말까지 매각 작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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