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부채 지속 증가…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낮아"
<임시국회 현안보고>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한국은행이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 강화에 따른 선수요 등이 반영되면서 지난달 가계부채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밝혔다. 가계부채의 총량과 증가 속도가 성장을 제약하는 가운데 취약계층 부채도 우려된다는 진단이다.
가계부채가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급증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보고, 증가 속도나 총량이 소비와 성장을 제약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취약계층 부채의 증가에 대한 우려도 내놨다.
28일 한국은행이 임시국회 현안보고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6월말 기준 가계신용은 1388조원으로 전년동월대비 10.4% 증가했다. 가계부채 급증세가 두드러졌던 지난해보다는 낮아졌으나, 여전히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특히 7월중에는 주택시장 규제 강화에 따른 선수요 등으로 가계대출이 큰 폭 증가했다는 평가다. 올 1~6월 월평균 6조7000억원 증가했던 가계부채는 7월에는 9조5000억원 급증했다.
한은 측은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증가속도나 총량수준이 높아 소비 및 성장을 제약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과정에서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의 부채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1%로 OECD 국가 평균 72.4%)를 크게 상회하고 있으며, 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느끼는 가구는 70%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취약차주 대출 대출 규모도 지난 2015년말 73조5000억원에서 올 1월말 79조5000억원으로 6조원이나 불어났고, 고위험가구 부채의 경우 2015년 46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62조원으로 1년새 16조원 가량 폭증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다. 한은 측은 "가계부채가 상환능력이 양호한 계층에 집중돼 있고 가계부채의 구조도 개선됐다"며 "BIS 자기자본비율이 규제 기준을 크게 상회하는 등 금융기관의 복원력도 양호하다"고 분석했다.
향후 가계부채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 측은 "앞으로 가계부채는 정부 감독당국의 8·2 대책과 9월중 발표 예정인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주택가격의 경우도 8·2 대책 발표 이후 상승세가 크게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주택전세가격도 올해 들어 입주물량 증가 등으로 공급여건이 개선되면서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 측은 "향후 주택가격은 8·2 대책에 따른 가격상승 기대 축소, 정부의 지속적인 안정화 대책 추진, 입주물량 확대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안정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