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회의서 근본적인 체질 개선책 주문
[서울파이낸스 손지혜 기자]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신용카드사들의 고비용 마케팅 경쟁과 카드대출 위주의 수익구조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감독 강화 등 후속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보여 경우에 따라서는 카드업계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8일 간부회의에서 진 원장은 최근 신용카드사들의 영업 실적을 점검한 뒤 카드업계의 고비용 마케팅 경쟁과 카드대출 위주의 수익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카드업계의 체질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방안을 고민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진 원장은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카드 이용규모의 증가폭 보다 더 크게 늘어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런 수익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카드론 확대를 추구하는 것은 향후 카드사 경영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올해 카드사들의 상반기 순이익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537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44%(4214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마케킹 비용이 전년 동기대비 14.7%(3736억원) 증가한데다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강화로 대손비용이 5143억원 증가하는 등 비경상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편 올해 상반기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3738억원, 카드론은 879억원이 증가했다. 8개 카드사 모두 조정자기자본비율이 25.0%로 지난해 6월 말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당국은 향후 미 기준금리 인상 등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에 따른 수익성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외형확대 경쟁을 자제하고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는 등 경영효율을 강조했다.
진 원장은 "최근 핀테크 기업과 인터넷 전문은행 등의 시장 진출 확대로 향후 카드사 본연의 지급결제업무가 점차 위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카드사들이 시장점유을 높이기 위해 '제살깎기식' 마케팅 경쟁과 손쉬운 카드론 영업에 치중하기 보다 4차 산업혁명기에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