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토론회…"발행실적·판매실적 등 금융위에 제출토록 해야"

상품권이 뇌물, 리베이트, 비자금 조성 등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커 규제할 법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연합 시민권익센터 운영위원인 김숙희 변호사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 경실련 주최로 열린 '상품권법 제정을 위한 입법토론회'에서 "1999년 상품권법이 폐지된 뒤 상품권의 음성적 거래와 소비자 피해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상품권은 현금과 마찬가지로 익명성이 상당히 보장돼있고,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아 불법적으로 사용돼도 추적에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신계륜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입법로비 대가로 상품권 500만원어치와 현금을 받은 혐의가 인정돼 지난달 열린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시행된 뒤인 지난해 10∼12월 법인카드로 결제한 백화점 상품권 금액이 시행 전년 동기 대비 20.5% 늘어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상품권에 지급보증 등 소비자 보호 장치가 없고, 발행사가 사용 유효기간 시점을 '판매일'이 아닌 '발행일'로 정해 이용자 입장에서 불합리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연평균 8조원의 상품권이 발행되고 있으나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부처가 없어 지하경제에 얼마나 유입됐는지, 음성적 거래에 얼마나 사용됐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상품권 발행실적, 판매실적, 소멸시효가 지난 상품권 총액 등을 발행사가 금융위원회에 제출하도록 법으로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인가를 받아야 상품권 발행이 가능하도록 규정했던 상품권법은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장려한다는 취지로 1999년 폐지됐다. 현재 1만원권 이상 상품권을 발행할 때 인지세를 내는 것을 빼면 상품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