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깨끗한나라의 '릴리안'생리대 숨,쉬다 제품. (사진=깨끗한나라 홈페이지 캡처)

"엄격하게 VOC 관리하고 검출 한계 미만 시험 결과 확보" 주장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깨끗한나라가 여성 소비자들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릴리안' 생리대가 '안전하다'고 주장해왔지만, 여성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환불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생리대 유해성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위생용품 업계 1위 유한킴벌리 제품의 안전성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깨끗한나라는 지난 28일부터 소비자들을 상대로 '숨쉬다', '순수한면'을 포함한 모든 릴리안 생리대 제품에 대한 환불을 접수하고 있다. 이에 앞서 소비자들은 '릴리안 제품 사용 후 생리통이 심해졌다'는 등 부작용 문제를 제기했다. 깨끗한나라는 "릴리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리 기준을 통과했다"며 안전성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지난 23일 깨끗한나라는 "소비자들의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진심으로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 사용자들이 호소하는 증상들이 제품의 소재나 성분으로 인한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 제3의 전문연구기관에 분석을 맡겼다"고 입장을 바꿨다. 다만, 여성환경연대가 부작용의 원인으로 지목했던 생리대 접착제 성분인 '스틸렌부타디엔공중합체(SBC)'는 인체에 해가 없다고 여전히 주장한다. 깨끗한나라에 따르면, SBC는 환경친화적 접착제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위생용품 제조 공정에 쓰이고 있다. 피부에 직접 부착되는 의료용 제품에도 사용된다.

SBC는 가열해 녹여 쓴다. 생리대 제조업체 사이에선 '핫멜트 접착제'로 불린다. 생리대 안전성 논란을 확산시킨 여성환경연대는 김만구 강원대학교 교수 연구팀의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시험에서 이 물질을 포함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이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VOC는 대기 중에 휘발돼 악취나 오존을 발생시키는 벤젠과 포름알데히드, 스틸렌 등을 통칭한다. 이 물질은 피부에 닿거나 호흡기를 통해 흡입될 경우 신경계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VOC와 소비자들이 호소하는 부작용의 인과 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식약처는 지난 3년간 생산되거나 수입된 생리대(56개사 896품목)를 대상으로 VOC 검출 조사에 나섰다. 깨끗한나라는 이와 별도로 전문기관을 통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깨끗한나라 측은 "조사 결과가 나오기에 앞서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기업의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 유한킴벌리에서 생산하는 '화이트' 생리대 제품. (사진=유한킴벌리 홈페이지 캡처)

국내 생리대 시장 점유율 절반을 차지한 유한킴벌리는 시민단체에서 화이트 브랜드를 거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걸음 물러서 있다.

여성환경연대에 따르면 김만구 교수팀은 릴리안을 제외한 9개 제품에 대해서도 유해물질 방출량 실험을 했고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실험 대상은 2015년 기준 브랜드별 생리대 매출 순위를 기준으로, 제조업체가 겹치지 않도록 1위부터 10위까지 제품을 골랐다. 이 때문에 유해물질이 다량 검출됐다는 이유로 릴리안 생리대만 집중포화를 받았을 뿐, 사실상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생리대에 유해성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생리대 매출액 기준 1위 업체 유한킴벌리는 홈페이지를 통해 "유해 휘발성 유기화합물인 벤젠과 톨루엔, 스티렌, 자일렌에 대한 검출 한계 미만 시험 결과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을 뿐 부작용과 VOC 간 인과관계 조사나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았다. 유한킴벌리 측은 "실내 공기 질이나 먹는 물, 유럽 친환경 섬유 기준 등을 적용해 엄격하게 생리대의 VOC를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VOC 관리기준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유한킴벌리 역시 "시험 방법에 대해 아직 표준화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게다가 지난해 VOC 검출 시험은 공인시험기관에서 실시하지 않아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김만구 교수팀 실험에 자사 제품이 포함됐지에 대해 "현재 정부에서 공식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언급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