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가 정장 차림으로 절에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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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해 자승 스님(총무원장)과 환담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소득세법 개정안에 포함된 종교인 과세와 관련한 설명을 하기 위해 조계종을 방문했다. (사진=연합뉴스)

자승 스님 "종교인 과세 반대 안해"…"종교·종단별로 달리하지 않겠다"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김동연 부총리가 내년 종교인 과세 시행을 앞두고 종교계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종교계 방문을 시작했다. 첫 방문지로는 대한불교 조계종을 택했다. 부총리가 종교인 과세와 관련해 종교계 인사를 직접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부총리는 30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자승 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을 만나 "실무적으로 잘 준비해서 종교인들이 걱정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자승 스님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는 게 기본이다."면서 "불교계는 단 한 번도 종교인 과세를 반대한 적이 없다."고 화답했다. 자승 스님은 또 "5, 6년 전부터 (종교인 과세에 대해)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불교 가톨릭 개신교 등 종교마다 급여를 받는 방식이 다른 만큼 형편에 맞춰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부총리의 종교계 방문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실무진이 종교계와 이야기해 왔는데 제가 직접 만나볼 생각이 있다"고 말한 지 하루 만이다.

김 부총리는 "첫 방문이고 예의를 갖추기 위해 저를 포함한 직원 모두 넥타이까지 다 착용하고 왔다"며 종교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부총리는 약 30분 동안의 면담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종교마다 사례금 받는 방식이 다른 것을 꼼꼼히 살펴보겠다는 뜻"이라면서도 '종단별로 과표기준을 달리 두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김 부총리는 '종교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유예해 달라'는 일부 정치권의 요구에 대해서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강행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부총리는 31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를 찾아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를 예방해 가톨릭 측의 입장을 듣는다. 개신교 등 다른 종교계 방문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한편 김 부총리의 이날 불교조계종 방문에는 최영록 기재부 세제실장, 유재철 국세청 법인납세국장 등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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