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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해운산업발전위원회, 해운·조선관측센터 설립 필요성 제기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과거 파산한 한진해운이 수송하던 환적화물 가운데 20피트 컨테이너 기준 30만개가 부산항으로 돌아오지 않고 이탈했으며, 1만명의 실업자와 3조원의 운임 손실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한진해운 사태의 반성과 원양 정기선 해운 재건 방안' 보고서에서 한진해운의 파산이 1차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 계속된 해운경기의 침체를 극복하지 못한 기업경영의 실패로 인한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정부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국민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내 수출에 필요한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가 축소되고 특히 중소기업의 해외 물류 네트워크 역할을 하던 국적 선사의 영업망이 사라져 그만큼 수출 경쟁력이 약화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국적 선사의 규모가 줄어 국내 화주들은 기간 항로에서 일본 화주보다 40피트 컨테이너 개당 최소 500달러 이상 운임을 추가로 부담하는 등의 불이익을 당했다.

다행히 현재는 SM상선의 미주 노선 취항으로 이런 추가 물류비 부담은 거의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럽 항로는 지난 4월 해운동맹 재편으로 현대상선의 선박들이 철수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물류비 부담이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영향으로 국내 수출입 기업의 무역활동이 위축되고 관련 산업 전반에 연쇄 파급효과를 미쳐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실업자 규모는 전국적으로 1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해양수산개발원은 추정했다.

지난해 9월부터 큰 폭으로 감소하던 부산항 환적화물은 3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한진해운이 수송했던 환적화물 가운데 상당 부분이 아직 환원되지 않아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베트남 호찌민항에서 부산항을 거쳐 미국 로스앤젤레스·롱비치항으로 운송되던 환적화물의 경우 한진해운 비중이 95%에 달했는데 절반가량 줄어들었고, 해운동맹 재편 후에도 큰 폭의 회복세를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해양수산개발원은 해운산업은 무역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필수 인프라인 만큼 정부는 이런 관점에서 해운산업 육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해운산업 재건을 위해 한진해운 파산으로 사라진 20피트 컨테이너 60만개 이상의 선복량(선박의 적재공간)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글로벌 정기선 업계에서 국적 선사가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원양선사의 선복량이 최소 100만개는 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올해 8월 말 기준 국적 선사의 선복량은 현대상선 35만3000개, SM상선 5만1500개다.

반면 세계 6위 선사인 대만 에버그린의 선복량은 104만7000개이다. 파산 전 한진해운의 선복량은 60만개로 7위였다.

이에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을 통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확보, 국적 선사들의 동맹체인 KSP를 통한 항로 합리화, 선박 투자 주체 다양화, 선사-화주-조선의 상생방안 마련 등도 주문했다.

해운 재건 프로그램의 강력한 추진을 위한 대통령 직속 해운산업발전위원회 설립, 세계 해운경기 예측과 업계 모니터링을 위한 해운·조선관측센터 설립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한국 해운산업은 지금 몰락과 재기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한진해운 사태 때처럼 정부와 업계가 세계 해운의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범정부적인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육성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