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기본 중요…금융소비자보호委 설치 추진"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1일 "금융감독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금융소비자 보호"라고 강조하고 직속 자문기구로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가칭)'를 설치하기로 했다.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금융권 감독 제도의 적정성을 중점 심의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최 금감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금감원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향후 업무계획 및 목표에 대해 밝혔다. 최 금감원장은 지난 9일부터 통의동 금감원 연수원에서 각 금융권 담당부원장보들로부터 현안보고를 받고 이날 첫 출근을 했다.
최 금감원장은 '원칙과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뜻의 'Back to the Basics'를 언급한 뒤 앞으로 추진할 감독정책 방향을 △금융시스템 건전성 강화 △금융시장 공정성·투명성 제고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최 금감원장은 "금융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금융감독의 원칙과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직속 기구로 둔다는 내용이다. 이 기구는 전금융권에 대한 주요 감독 제도의 시행에 앞서,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제도의 적정성을 중점 심의한다. 위원회 구성원 절반은 시민단체 중심의 학계, 언론 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될 예정이다.
그는 "금감원은 외환위기를 교훈으로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과 '공정한 시장 감독', 국민 권익을 증진하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설립됐다"며 "인허가 건전성 감독, 검사·제재, 금융소비자 보호로 이어지는 일련의 금융감독 과정을 유기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사·제재는 불필요한 관행을 개선하되 부당 행위는 엄중히 처리하겠다는 게 최 금감원장의 생각이다. 금융시장의 '정보 비대칭성' 해소를 위해 제한적으로 공개되는 금융산업 관련 통계, 검사·제재 정보의 단계적 확대 계획도 밝혔다.
최 금감원장은 "'금융 포용'의 확대 방안도 지속적으로 마련해 경제적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겠다"고도 다짐했다. 저출산 대응 노력, 환경 보호, 노사 관계 등과 관련한 사항을 공시하도록 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국민이 제대로 알고 투자를 판단하도록 돕겠다는 설명이다.
임직원의 덕목으로는 '청렴성'을 가장 먼저 꼽았다. 최 금감원장은 "'개미구멍으로도 둑이 무너진다'는 말처럼, 구성원 개개인의 작은 일탈이 조직에는 치명적 위기가 될 수 있다"며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 고쳐나가는 고도의 자정능력을 토대로, 더욱 공정하고 투명한 조직문화 확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금감원장은 "감독당국의 '권위'와 '위엄'은 금융회사를 윽박지르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금융감독원의 영문명(Financial Supervisory Service, FSS)이 서비스(Service)로 끝나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금융감독은 칭찬이나 감사를 바라는 업무가 아니라, 엄격하고 책임 있게 봉사하는 임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