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한 공인중개소 앞 모습.(사진=서울파이낸스DB)

이주수요 많지만 거래 관망세에 전세값 상승 조짐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정부가 6.19대책에 이어 8.2대책 등 부동산대책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의 '거래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정부가 대출을 옥죄면서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옮겨갈 가능성도 커진 것이다.

특히, 강남권 재개발·재건축사업에 따른 이주 가구만 하반기에 4만9000가구에 달하면서 전세시장을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현재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286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평균 204.9건이 거래된 것으로 지난달 일평균 거래량(482.9건)의 40% 선이며 지난해 9월(일평균 361.3건)과 비교해서도 60% 선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8.2대책에도 불구하고 역대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으로 최대치인 1만4970건이 신고됐다. 최장 60일에 달하는 주택거래 신고 기간의 시차 때문에 실제 6, 7월 계약분이 8월에 대거 신고된 탓이다. 하지만 8.2대책의 영향이 9월 이후 신고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이달 신고 건수는 8월에 비해 반 토막이 난 상태다.

이처럼 아파트 거래가 줄어들면서 실수요자들도 전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해 7~8월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20109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9152건에 비해 5% 늘었다. 9월 들어서도 일평균 268.3건이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강남권 재건축에 따른 이주 가구가 하반기에만 4만9000가구에 달한다는 점이다. 주요 이주 단지는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1074가구)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5930가구)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5040가구) △개포주공4단지(2840가구) △청담삼익(880가구) △삼성동 상아2차(480가구) △서초구 방배경남(450가구) 등이다. 이 중 무지개와 둔촌주공아파트는 현재 이주하고 있는 상태다.

대규모 단지들의 이주가 본격화하면서 전셋값도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값이 0.08%p 상승한 반면, 서울은 0.20%p나 올랐다. 현재 대규모 재건축 이주가 진행 중인 강동구의 8월 전셋값은 전월대비 0.91%로 가장 많이 상승했다. 송파구(0.52%)와 강남구(0.44%)도 오름폭이 컸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조사에서도 올해 8개월 동안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강동구로 2.61% 상승했다. 이어 중랑구(2.05%)와 금천구(2.01%)도 많이 올랐다.

조만간 발표될 '주거복지로드맵'과 '가계부채대책'과  등의 추가대책도 매매수요를 전세로 머물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주거복지로드맵에는 '4년 임대'를 보장하는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 추진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가계부채대책에는 내년부터 추가 주택담보대출시 기존 대출의 원금까지 총부채상환비율(DTI)에 반영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조만간 가계부채대책, 주거복지로드맵 등 추가대책 발표를 앞두고 있는 만큼 매도자와 매수자들이 의사결정 시기를 대책 발표 이후로 늦추고 있다"며 "만약 추가대책의 강도가 높을 경우 관망세가 더욱 깊어져 거래절벽에 따른 전세난도 심각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