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금융안정지수 1.8p 오른 3.8…금융시장 등락 반영
"자본유출입 변동성 커질 가능성…가계부채 증가세 여전"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1일 금융안정회의를 열고 우리 금융시스템이 대체로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북한 리스크 등으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일시 확대된 점을 우려하면서, 향후 북한 리스크와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자본유출입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놨다. 가계신용의 경우 여전히 증가세가 높다고 평가했다.
한은 금통위는 21일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금안회의를 열고 우리 금융시스템의 전반적인 안정 상황을 나타내는 '금융안정지수'가 8월 들어 3.8p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주의단계 기준인 8p보다 안정된 수치지만, 5월(2.0) 대비해서는 1.8p 오른 수치다.
2분기중에는 경기회복 기대감을 반영하면서 금융안정 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2.0)까지 낮아졌지만, 지난달부터 북한 리스크가 증대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금융안정지수도 다소 높아진 것이다.
금통위 측은 "1분기 이후 최근까지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은 북한 리스크 등으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일시 확대되기도 했으나. 대체로 안정된 모습"이라며 "다만, 북한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고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 등에 따라 자본유출입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가계신용의 경우 2분기에도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가계신용 확대 과정에서 취약차주의 부채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최근의 대출금리 상승 움직임과 맞물려 차주들의 채무상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다만, 향후에는 8·2 부동산 대책과 예정된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경영합리화 노력 등으로 대체로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최근의 실적 개선이 수출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기업 전반으로 확산될 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채권·주식 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였지만, 주택가격이 수도권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다는 평가다. 외국인 증권자금은 올 1월부터 7월까지 꾸준히 순유입됐지만, 8월에는 북한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순유출로 돌아섰다. 대외지급능력은 순대외채권과 외환보유액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단기외채 비중도 낮은 수준을 유지한 만큼 복원력이 양호하다는 평가다.
금융기관의 경우 은행과 비은행 모두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증가한 비은행권 가계대출이 향후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은행은 순이자마진 확대와 대손비용 감소로 수익성이 호전되고 자산건전성도 개선 추세를 지속했다는 평가다. 비은행금융기관은 자산건전성이 대체로 양호한 가운데 수익성도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취약차주, 비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높아 향후 대출금리 상승과 부동산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단 은행·비은행기관 모두 자본적정성 등 관련 지표가 규제비율을 크게 상회해 복원력이 양호하다는 평가지만, 향후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 증대와 내년 이후 자본규제 강화 등에 대비해 자본확충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