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철강업계, 후판 가격 인상 놓고 힘겨운 줄다리기
조선-철강업계, 후판 가격 인상 놓고 힘겨운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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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생의 지혜 모아야"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철강사와 조선사의 올해 하반기 후판 협상이 장기간 난항을 겪고 있다. 후판 가격을 인상하려는 철강사와 이를 저지하려는 조선사의 입장 차가 팽팽하기 때문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들은 현재 국내 조선사와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통상 두께 6mm 이상 철판을 칭하는 후판은 초대형원유운반선(VLCC·Very Large Crude-Oil Carrier)에는 척당 약 4만톤이, LNG선(Liquefied Natural Gas carrier)과 컨테이너선(1만TEU급 기준)에는 척당 약 3만톤의 후판이 각각 사용된다.

따라서 후판 가격 협상으로 후판 가격 변동이 생길 시 철강사에는 큰 수익이, 조선사에는 큰 지출이 발생하게 된다. 이 때문에 철강사와 조선사는 매번 협상 때마다 장기간 진통을 겪고 있다.

우선 철강사들은 원재료의 가격 상승을 이유로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철강사는 그동안 조선업 불황 등으로 후판 가격을 올리지 않다가 최근부터 인상을 시작한 바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9월 둘째 주 철광석 가격은 중국 주요항 CFR 기준 톤당 74.7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둘째 주 54.73달러와 비교하면 약 20달러 높은 수준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상승에도 후판 가격은 동결되거나 소폭 인상되면서 매출 하락이 발생했다"며 "일정부분 인상분을 고려해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선사들은 업황 불황을 이유로 인상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최근 수주의 경우 건조까지 1~2년의 시간이 필요하고, 현재는 과거 수주절벽에 따라 일감이 없어 순환휴직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과거 수주절벽에 따른 일감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에 후판 가격이 인상되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 최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후판의 원재료 원료 탄과 철광석 가격은 각각 지난 2012년과 2014년 이후 지속해서 떨어지다가 작년 하반기 이후 올해까지 상승과 하락, 재상승을 반복하고 있다"며 "최근 주요 철강사들이 오스트레일리아로부터 수입하는 원재료 가격은 올해 상반기 대비로 하락했거나 약보합세 수준이다"고 말했다. 철강사의 후판 가격 인상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어 올해 상반기 국내 철강 3사의 영업이익률이 연결재무제표 기준 포스코는 7.8%, 현대제철은 7.6%, 동국제강은 3.7%로 집계됐다고 후판 사업에 따른 적자를 다른 사업의 고부가가치로 메우는 등 충분히 고통부담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회는 조선-철강 두 업계의 '상생' 필요성을 언급했다. 협회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국내 조선사가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국내 철강사도 이런 고객사(조선사)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르게 된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 공급과잉 해소 지연, 발주량 급감 등으로 한국의 조선, 철강 모두 어려운 시기를 있어 상생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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