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 (사진=메리츠화재)

[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롤업 청바지에 노타이 재킷, 오후 6시 이전에는 사무실을 나서는 저녁 있는 삶을 중시하는 최고경영자(CEO).

모두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을 지칭하는 말이다. 김용범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사장은 금융권에서 대표적인 실용주의자로 손꼽힌다. 김 사장은 현재 메리츠금융지주 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그는 메리츠화재 CEO로 부임하면서 보수적 기업문화였던 메리츠화재에 '변화와 혁신' 바람을 일으켰다. 격식을 따지지 않는 특유의 경영철학으로 전 직원에게 비즈니스캐주얼도 아닌 완전 자율복장제를 주문했다. 그는 걱정하는 직원들에게 오히려 '옷을 자유롭게 입으면 업무에 방해가 되냐'고 반문했다.

김 사장은 전 직원에게 '저녁 있는 삶'을 보장했다. 메리츠화재의 사원부터 사장까지 전 직원은 최대 오후 6시 30분까지 회사 내에서 업무를 볼 수 있다. 퇴근시간인 6시 30분부터는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진다. 이 때문에 내부 직원들이 야근 좀 하게 해 달라는 웃지 못할 요청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그의 실용 리더십은 파격 실험으로 평가된 사업가형 본부장제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증권사 출신인 김 사장은 비용절감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기로 유명하다. 2012년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재직 시에도 조직 슬림화를 목표로 기존 32개 점포를 초대형 점포로 통폐합한 바 있다.

이 같은 실험을 보험사에서 똑같이 시도하려 하자 무리수를 둔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왔다. 사람이 자산인 보험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김 사장은 2015년 2월 메리츠화재에 취임한 후 희망퇴직을 포함해 2차례 구조조정을 통해 600여 명을 감축했다. 조직도 단순화를 위해 '지역본부→지역단→영업지점'의 3단계를 '지역본부→영업지점'으로 개편했다. 이어 지난해 말 영업조직 경쟁력 문제로 고심 끝에 사업가형 본부장제를 도입했다.

1년이 돼가는 지금은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체 113명의 지점장 중 사업가형으로 전환한 인원이 93명으로 약 83%에 달하며, 본부도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부응해 메리츠화재의 올해 실적도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0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7%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2826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44.2% 늘었다. 원수보험료 기준 매출도 3조1620억원을 기록하며 6.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