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비가 뭐길래"…현대·GS건설, 반포1단지 수주 놓고 '이전투구'
"이사비가 뭐길래"…현대·GS건설, 반포1단지 수주 놓고 '이전투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왼쪽)과 임병용 GS건설 사장.(사진=각 사)

현대건설 "GS건설도 무상 이사비 지급, 형평성 어긋나"
GS건설 "통상적 이사비용, 무상은 5백~1천만원 수준"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인 서울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 1·2·4주구 시공권 선정을 위한 조합 총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현대건설과 GS건설의 홍보전도 '이전투구'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가 반포1단지 재건축 수주전에서 조합원들에게 이사비 7000만원을 지급한다고 약속한 현대건설에 제동을 걸면서 이사비 기준과 형평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조합 측은 지난 24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현대건설이 이사비 명목으로 제시한 무상지원 부분은 조합장이 이사회 및 대의원회 보고를 거쳐 삭제하는 것으로 조치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현대건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조합 측과의 공동사업시행방식 협약서에 이사를 원활히 하기 위해 이사비 지원이 가능하다는 조항이 있는데 관계당국에서 제재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다른 지역에 비해 역차별을 받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통상 이주비는 기존주택 감정가의 60%가량 지급되는데, 현 시세가 아닌 감정가액으로 이주비를 판단하기 때문에 사업장 주변에서 전셋집 구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반포 1단지의 주변 시세를 고려해 이사비를 검토하면(집수리비용, 부동산 수수료, 포장이사비 2회, 기타 부대비용 등) 평형별 3000만~5000만원 정도의 추가로 발생한다.

현대건설은 "현재 조합원들은 아파트 재건축 기간동안 20~30년 살아온 반포지역이 아닌 거리가 먼 지역에서 전셋집을 구해야 할 지경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며 "실제 반포1단지 조합원들 중 약 40%가 30년 이상 장기 거주자이고 조합원의 절반가량이 평균 74세의 노년층인 만큼 이주관련 부분이 명확히 고려돼야 조합원들이 신속하게 이주해 지연없이 사업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현대건설은 합법적인 이사비의 적정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가이드라인이 명확히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경쟁사인 GS건설 등 다른 건설사들도 타 재건축 단지에 이사비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반포1단지의 이사비 제재는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GS건설 경우 올해 초 경기 광명시 12R구역에서 3000만원(이주비), 지난해 말 부산 우동3구역에서 5000만원(이사비+이주비) 등을 제안했고, 최근 롯데건설은 한신4차에서 2000만원, 잠실 미성·크로바에서 4000만원(이사비+이주촉진비)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우건설도 신반포15차 수주전에서 3000만원 등 조합원의 실질적 주거안정을 위해 이사비가 지원되고 있어 반포1단지의 이사비 제재와의 형평성 여부에 논란이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사비 금액에 따라 위법 여부가 결정되는 근거는 없다"며 "기존 타지역에서도 이미 이사비를 제안했고 인근 한신4지구나 잠실미성크로바도 제안하고 있는데 형평성의 문제와 관련 업계로부터 타 지역과 역차별 아니냐는 조합원들의 의문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GS건설은 반박자료를 통해 "국토부가 위법 소지가 있다고 한 부분은 공짜로 주는 '무상 이사비' 부분"이라며 "실제 무상 이사비는 광명 12R에서 '0원'였고, 부산 우동3구역에서 '1000만원'을 제시(나머지는 사업비 대여로 광명은 3000만, 우동은 4000만원)했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시공사는 무상으로 500만~1000만원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사비 3000만~5000만원 지원 제공도 실제는 무상은 500만~1000만원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무이자로 빌려주는 '사업비 대여'(갚아야 하는 금액)라는 것이다.

GS건설은 "현대건설이 주장한 자료는 현장 홍보요원들이 쓰는 전형적인 음해성 홍보전단지에 근거한 것으로 이미 현장에서 사실 확인을 통해 조합원들을 상대로 바로 잡은 바 있다"며 "통상적 이사비는 무상 이사비 기준으로 500만~1000만원 선이었으며 반포1단지에서 논란이 된 이사비는 공짜로 주는 무상만 7000만원이다"고 지적했다.

GS건설은 오히려 공정한 경쟁을 위해 현대건설이 입찰 내역에 대한 상세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서 GS건설과 현대건설은 각각 1600페이지, 250페이지의 입찰제안 상세내역서를 조합에 제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최근 열린 반포주공1단지 조합 주최 시공사 선정 합동설명회에 참석해 "입찰제안서에 든 각종 특화 공사 금액이 이사비 포함 5026억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공사가 무슨 공사인지는 공개를 하지 않는다"라며 "공정한 경쟁을 위해 현대건설이 입찰 내역에 대한 상세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대건설은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그냥 믿으라고 한다"며 "이러고 무슨 이사비를 1600억을 주네 무슨 혜택을 500억을 주네하면 물건값을 잔뜩 올려놓고 물건은 보여주지도 않으면서 할인해 주는 척 블러핑하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한편, 현대건설은 지방자치단체 및 조합과 협의를 거쳐 무상 이사비만큼 담보하는 수정안을 조합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조합은 오는 27일 잠실체육관에서 조합원 투표를 거쳐 현대건설과 GS건설 중에 한 곳을 시공사로 선정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