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스와프 연장 이후 사드보복 완화 긍정 전망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과 중국의 관계개선 기대감에 화장품주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체결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완화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부터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화장품주의 상승세가 일시적인 센티먼트(투자심리) 호조에만 기대고 있어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한국화장품제조는 전장 대비 10.08% 오른 3만3300원에 종가를 형성했다. 나흘 연속 상승세다. 지난 16일엔 가격제한폭(29.83%)까지 치솟기도 했다.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은 전날 0.53% 올랐다. 지난 13일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체결 이후 이틀간 오름폭은 11.98%에 달했다.
LG생활건강은 0.77% 강세를 나타냈다. 장중 한때는 105만2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토니모리도 전날까지 4일 연속 오르며 약 16%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잇츠한불과 에이블씨엔씨는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각각 7.69%, 3.89% 내렸지만, 지난 3~4거래일 오르막길을 탄건 마찬가지 였다.
최악의 부진을 겪던 화장품주의 반등은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체결 소식이 전해진 지난 13일을 기점으로 하고 있다. 계약 연장에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의 의중이 담겼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1년 넘게 이어진 사드 갈등이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섞인 전망이 나왔다.
특히 이날 개막하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계기로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새롭게 정립될지 투자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향후 이어질 시진핑 2기에서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사업 등 다른 국가들과의 협업이 필요한 만큼, 강경한 외교정책이 수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화장품주에 대한 싸늘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사드 이슈가 이제 상수가 돼 버린 가운데 당분간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센티먼트에 좌우되는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신중론이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중 통와스와프 연장 센티먼트가 최근 화장품주의 주가 상승의 절대적인 이유가 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3분기 어닝실적 회복은 LG생활건강, 한국콜마에 국한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한중 통와스와프 체결 외에는 사드 배치로 비롯된 경제보복 조치가 완화될 징후가 보이지 않아 지나친 낙관론은 부담스럽다"며 "연내 중국인 인바운드가 연내 다시 성장할 것으로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방한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되더라도 화장품 산업 전반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은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화장품 업계의 히트상품 부재, 브랜드 노후화, 외산 브랜드들의 유입으로 중국인들의 수요가 분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혜미 바로투자연구원 연구원 역시 "실적 모멘텀이 사라진 상황에서 연말까지도 화장품 업체들의 주가는 큰 폭의 상승 전환이 힘들다고 판단한다"면서도 "내년부터 기저효과 발생 기대감과 향후 소비관련 매크로 지표 및 시장 데이터의 호조가 변곡점이 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