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임박' 신호…이주열 "완화 축소여건 성숙"
금리인상 '임박' 신호…이주열 "완화 축소여건 성숙"
  • 이은선 손지혜 기자
  • ees@seoulfn.com
  • 승인 2017.10.19 1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은 추천 이일형 위원 '인상' 소수의견 제시
성장 전망 3차례 연속 상향…3% 달성 '낙관'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손지혜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사상 최저금리 시대의 종말을 암시했다. 6년 만에 금통위 내 첫 '인상 소수의견'이 출현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수순이 예고됐다.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3%로 낙관하면서 인상 논거에 힘을 실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축소할 여건이 성숙되고 있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내비쳤다. 성장 흐름이 지속된다는 조건을 앞세워 당장 다음달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한은 금통위는 19일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동결했다. 금통위는 다음 기준금리 결정 회의인 다음달 30일까지 사상 최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게 된다.

금통위 사상 '최장 동결' 기록을 새로 썼지만, 만장일치 동결의 합의는 깨졌다. 이일형 금통위원이 이날 '25bp 인상'의 소수의견을 제기하며 통화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제기된 것은 2011년 9월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인상 소수의견을 금리인상 수순으로 해석하고 있다. 올해 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다음달 30일 단 한 차례만 남아있다.

이 위원을 포함해 4명의 금통위원이 합류한 지난해 5월 이후 소수의견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위원은 한은의 추천으로 선임된 인사다. 이주열 한은 총재와 윤면식 부총재, 이 위원은 금통위 내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사로 평가된다.

특히 이 총재가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만큼 사상 최저 금리의 통화 완화 수습을 마지막 과제로 삼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정책이 속도를 내고 있고, 오는 12월에는 한-미 금리차 역전이 유력해진 상황이다. 저금리 기조의 부작용으로 꼽히는 가계부채의 경우도 평년보다는 증가세가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에서도 인상 신호가 깜박였다. 이 총재는 "수개월 전 언급했던 금융완화의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어느정도 성숙돼가고 있다"고 두 차례나 언급했다. 앞서 이 총재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이뤄진 지난 6월부터 '통화 완화 정도의 조정'을 처음으로 언급했고, 만장일치 동결이 결정된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더불어 우리도 통화정책의 기조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확인된 바 있다.

한은 집행부도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상향해 인상 논거에 힘을 실었다. 한은은 올 1월 2.5% 수준이었던 성장률 전망치를 4월 2.7%, 7월 2.8%로 상향했고, 이달에는 3.0%로 높였다. 2010년 이후 7년여 만에 이례적인 세 차례의 성장률 상향 조정을 단행한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내수 부진 우려도 일축했다. 이 총재는 "최근 내수가 견조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 것은 8월 산업활동 동향에 근거한 것"이라며 "8월에는 기상 여건의 악화와 그간 높았던 설비투자가 조정기를 거쳤지만, 한은 조사국 모니터링 결과 7~8월에 주춤했던 설비투자가 9월 들어 IT투자에 힘입어 증가세로 돌아섰고, 소비도 추석 때 확대됐다. 내수는 완만하지만 회복세"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이 다음달 단행될지, 내년 초로 미뤄질지는 경기·물가 흐름에 달려 있다. 이날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던 기존 문구를 "완화기조를 유지하되 향후 성장,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수정했다. 이 총재는 "경기나 물가 흐름이 지속적이냐 하는 판단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금통위 확인 직후 11월 인상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날 금통위 결과와 이 총재의 발언이 이례적으로 매파적이었다"며 "지난 금통위와 달리 북한 리스크 이외에는 하방 리스크를 크게 우려하지 않은 만큼 11월 인상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평가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이날 금통위 결과를 종합해볼 때 한은 전망에 부합하게 경기 흐름이 진행된다면 금리 인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12월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살아있는 다음달에 단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내년 초에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