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단독형 실손보험 실적 미미…'예견된 실패'
온라인 단독형 실손보험 실적 미미…'예견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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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판매 유인 못 느껴"…보험료 차이 없어 소비자도 외면

[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금융당국이 단독형 실손보험 판매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온라인 전용 단독형 실손보험의 판매 건수가 미미한 것으로 집계됐다.

20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에서 7월, 온라인 전용 단독 실손보험을 출시한 삼성·한화·신한·흥국·동양·미래에셋·KDB 등의 3개월간(7~9월) 판매 건수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생보사들이 100건 미만이다.

A생보사는 출시 3개월간 31건의 단독실손보험을 판매했고, B생보사는 50건을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C생보사는 총 76건을 판매했으며, D생보사는 103건을 기록했다.

다만 온라인단독 실손보험 출시에 맞춰 프로모션을 진행한 보험사는 200건 넘는 실적을 올렸다. 해당 생보사 관계자는 "출시에 맞춰 다건가입 프로모션을 진행해 다른 상품과 함께 실손보험을 가입하는 고객이 많았다"며 "7월 이후 점차 가입건수가 떨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견된 결과"라며 "대면판매가 주축인 생명보험업계에서 온라인 판매는 아직까진 시기상조이며, 앞으로도 판매건수가 크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단독형 실손보험 판매는 지난 4월 출시된 새 실손보험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복안이다. 가격이 싼 단독형 실손보험은 설계사의 판매유인이 적어 판매를 꺼리거나 다른 보험 상품에 끼워팔기를 하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온라인 전용 실손보험은 오프라인 대비 5% 정도 저렴하게 설계된 점도 판매 활성화 요인으로 봤다.

당국은 생보사들의 보험다모아 온라인 전용 실손보험 등재와 함께 생보업계의 온라인 채널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의 '생보업계 온라인 보험시장 판매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 전용 상품의 수가 보험다모아 개시 전인 지난 2015년 11월 78개에서 4월 현재 329개로 집계됐다.

하지만 새 실손보험의 가입자가 크게 줄어 판매를 촉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온라인 실손보험은 이미 보험료 1만원 대로 저렴하기 때문에 온라인전용 보험이 5% 저렴하다고 해도 몇백원 차이밖에 나지 않아 보험료 인하 효과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실제 한화생명, 현대라이프생명 등 온라인 상품과 오프라인 상품의 가격 차이가 없는 곳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 실손보험은 이미 보험료가 워낙 저렴해 몇 천 원 아끼려고 가격과 보장 범위를 비교해서 자신이 직접 가입하는 소비자는 적을 것"이라며 "단순히 판매채널 확대가 아닌 보다 근본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당국과 정부는 보험사에게 무조건적인 판매 활성화를 강요하고 있다.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단독형 실손보험 판매를 활성화하라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감독원도 최근 생명 및 손해보험사 상품담당 임원들을 소집, 신 실손보험 판매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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