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어 EU도 '테이퍼링'…제로금리는 유지, 긴축 '속도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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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월 채권 매입 규모 절반으로 축소…드라기 "미국과 유로존은 달라"

[서울파이낸스 은행팀] 미국에 이어 EU(유로화 사용 19개국)도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대열에 합류했다.

26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에서 내달 1월부터 9월까지 현재 매달 600억 유로의 채권 매입 규모를 절반인 300억 유로로 줄이기로 했다. 시장의 유동성 축소에 나선 것이다. 다만 제로금리는 동결했다.

ECB가 테이퍼링에 들어가더라도 절반 규모로 채권을 매입하기로 한 것은 유로존의 물가 상승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드라기 총재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강력하고 광범위하게 경제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물가를 상승시키기 위해 유로존은 여전히 충분한 통화 자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원물가와 임금 상승에 고무적인 신호를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ECB의 올해 물가 상승률 목표치는 2%이지만 현재로는 1.5%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ECB가 '경제 상황이 악화될 경우 채권 매입 규모와 시기를 늘릴 수 있다'고 안전장치를 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지만, ECB는 채권매입이 끝날 때까지는 동결 방침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맥락이 같다. 드라기 총재는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는 유로존보다 빠르다"라며 "미국과 유로존은 다른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서는 양적완화 축소 및 금리인상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는 가운데,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ECB 내의 매파와 비둘기파 간에 절충점을 찾은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드라기 총재는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 등의 정책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시사해왔다. 피터 프랫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지난 11일 뉴욕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WB)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양적완화는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되 기간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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