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대통령' 꿈꾸는 트럼프, '세계 경제대통령' 연준 의장에 파월 지명
'경제대통령' 꿈꾸는 트럼프, '세계 경제대통령' 연준 의장에 파월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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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친시장 '올빼미파'·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 '찬성'…"한국경제 영향 미미"

[서울파이낸스 은행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에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제롬 파월(64) 현 연준 이사가 지명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새 연준 의장에 그동안의 연임(옐런 재신임) 관례를 깨고 공화당 내 다수가 지지하는 존 테일러(매파) 스탠퍼드대 교수 대신 파월을 선택한 것은 그의 경제에 대한 집착이 그만큼 강하다는 반증으로 해석된다.

트럽프 대통령 자신이 경제를 살린 '경제대통령'으로 미국 역사에 기록되고 싶은 욕구를 드러낸 것으로, 옐런이나 테일러를 선택했을 경우 이같은 행보에 혹시라도 고춧가루를 뿌릴 것을 염려한 판단이 아니겠느냐는 지적이다. 

한편 파월이 친시장적이며 온건한 통화정책론자라는 점에서 우리경제에 미칠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4년 임기의 차기 연준 의장에 파월 현 이사를 지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파월 지명자는 현 연준 멤버(이사) 중 유일한 공화당원이며,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강력히 천거했다는 후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명 직후 "파월은 내가 확고하게 믿고 있는 통화·재정 정책의 합의도출형 리더"라며 "상원은 신속하게 그의 인준안을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파월은 재닛 옐런 현 의장과 성향이 비슷한 '비둘기파', 즉 금리인상 신중론자로 분류된다. 일각에서는 매파와 비둘기파 모두의 의견을 중시하면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이른바 '올빼미파'라고 일컫기도 한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기인 2012년 이사로 연준에 합류한 파월 지명자는 금융위기 이후 최초로 2015년 12월 첫 금리 인상이 단행된 이후의 완만한 기준금리 인상 등 점진적이고 신중한 연준의 통화정책을 지지해왔다. 연준의 금리 결정시 옐런과 다른 입장을 취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그의 지명은 경기 부양을 통한 경제성장 목표 3% 달성 등을 위해 현 저금리 정책이 유지돼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선택이라는 평가다. 통화정책의 연속성 면에서 시장의 기대에도 부응한다.

특히 파월 지명자는 현 옐런 의장과는 달리 대형 금융회사를 겨냥한 월가 금융소비자보호법인 '토드-프랭크법'의 완화에 대해 찬성 입장인데, 이 점이 규제 완화를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파월 지명자는 명문 프린스턴대와 조지타운대학원 로스쿨 출신의 법학도로 경제학 학위는 없다. 만약 상원에서 인준안이 통과돼 공식 취임하면 30년 만에 경제학 학위 없는 연준 수장이 탄생하게 된다. 따라서 그가 경제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연준 의장에 취임하더라도 자신의 고유한 색깔을 내기보다는 연준 내 컨센서스를 따라가는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변호사인 그는 재무부 국내 금융담당 차관과 '초당적정책센터'(BPC)의 방문연구원을 지냈으며, 연준 입성 전에는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에서 일하기도 했다.

파월 지명자는 상원 은행위의 청문회를 거쳐 상원 전체 인준 표결을 통과하면 재닛 옐런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2월 공식 취임하게 된다. 이로써 옐런은 역대 연준 의장 중 연임을 하지 못한 극히 드믄 사례로 기록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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