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남구 관교동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대법, 1·2심 판결 확정…백화점 증축 매장 주차타워 매각협상 벌일듯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인천종합터미널 영업권을 둘러싼 롯데와 신세계의 법정 공방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5년간 접전 끝에 롯데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어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4일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소유권 이전 등기 말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신세계는 롯데와 인천광역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으며, 1·2심에서 패했다. 재판부는 1·2심에서 인천시가 터미널 매각 과정에서 다른 업체한테도 매수 참여 기회를 줬기 때문에 롯데에 대한 특혜로 해석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997년 인천시와 20년 장기임대 계약을 하고 인천종합터미널에서 영업을 해왔다. 하지만 인천시가 2012년 9월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7만7815㎡와 건물 일체를 내놨고 이를 롯데가 9000억원에 사들였다.

롯데는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7만9300㎡(2만4000여평)와 인근 농산물도매시장 부지 5만6200㎡(1만7000여평)를 합쳐 총 13만5500㎡(4만1000여평)에 이르는 '롯데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롯데타운은 백화점, 쇼핑몰, 시네마, 아파트단지 등으로 구성된다.

롯데는 임차계약이 만료되는 오는 19일까지 영업장을 비워달라고 신세계에 요구해왔다. 신세계는 소송 중이므로 나갈 수 없다고 버텨왔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인해 꼼짝없이 영업장을 비워줄 수밖에 없게 됐다.

신세계 입장에서 이번 대법원 판결은 뼈아프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의 연매출 규모는 8000억원대로 서울 강남점, 부산 센텀시티점, 서울 본점에 이어 매출 4위 점포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세계는 2011년 1450억원을 투자해 1만7520㎡(약 5300평)의 매장을 증축했고 자동차 87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타워도 세웠다. 해당 부지와 주차타워는 인천시에 기부채납하며 2031년까지 임차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은 롯데가 관여할 수 없다.

신세계는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지난 20년간 상권을 함께 일궈온 협력사와 협력사원, 직영사원들의 혼란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롯데 측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입점 브랜드를 승계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와 거래해왔던 협력사 직원들의 고용 안전을 비롯해 피해가는 일 없도록 하겠다"며 "38년간 축적해온 유통 노하우로 롯데타운을 건설해 인천의 랜드마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신세계가 증축한 매장과 주차타워를 롯데에 넘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한 지붕 아래 롯데와 신세계가 나란히 존재하는 것은 영업효율 측면에서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매각 조건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증축한 매장 일부와 주차타워가 인천시 소유일지라도 향후 2031년까지 14년 동안 신세계가 임대하기로 계약했기 때문에 양측이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대법원 판결이 났어도 시간을 두고 물밑 작업에 들어갈 것 같다. 19일 영업종료일까지도 누가 먼저 손을 내밀지 예측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