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때 사자" 10월 외화예금 잔액 732.8억 '역대 최대'
"쌀때 사자" 10월 외화예금 잔액 732.8억 '역대 최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표=한국은행

환율 하락세 영향…개인·기업, 달러 매입 늘리고 환전 미뤄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원화가 13개월 연속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 잔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북한 리스크 등으로 상승했던 9월 원·달러 환율이 10월들어 하락세로 돌아서자 기업과 개인이 달러화 매입을 늘리고 환전을 미룬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거주자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이 국내에서 외화로 예치한 예금을 뜻한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10월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한달전보다 96억2000만달러 증가한 73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증가폭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 기록이다. 이전 기록은 2014년 4월 73억2000만달러였다.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은 사상 최고치였던 올해 3월말(705억4000만달러) 규모를 뛰어넘었다.  

"달러가 쌀 때 사두자"는 수요로 달러화예금이 크게 늘어난 것이 이번 거주자외화예금 사상 최대치 달성에 주효했다. 10월 달러화예금은 전달 대비 85억2000만달러 증가한 624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달러화예금은 전체 외화예금에서 85.2%를 차지한다.

원·달러 환율이 13개월 만에 1100원대에 진입하면서 원화 가치가 높아진 것이 달러화예금 증가를 부채질했다.

원화강세(달러약세)는 한국 경제의 견조한 회복세와 함께하고 있다. 실제 국내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3분기 실적 호조에 따라 1∼3분기 코스피 상장사의 누적 매출액은 1349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9% 늘었다. 

지난달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액이 3조3000억원에 달한 것도 원화 수요를 끌어올렸다. 달러 값이 충분히 싸졌다는 판단에 더해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사두려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고석관 한은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차장은 "수출기업의 수출대금 예치, 현물환매도 지연 등이 달러화예금 증가로 이어졌다"고도 설명했다.  

지난달 엔화예금은 29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에 견줘 9억7000만달러 늘어난 수치다. 기업의 현물환 순매수 확대 및 일부 기업의 일본 자회사 지분 매각대금 회수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은 측 분석이다. 유로화예금은 수출기업의 수출대금 예치 등으로 전달 대비 6억8000만달러 증가한 31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이 외화예금의 85.6%인 627억3000만달러를 차지했다. 외은지점은 14.4%인 105억5000만달러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이 606억4000만달러, 개인예금은 126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달전과 비교하면 84억7000만달러, 11억5000만달러 각각 늘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