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반만에 LF몰 BI 교체, '친구 같은 쇼핑몰' 목표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LF(옛 엘지패션)가 온라인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초 구본걸 LF 대표이사가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온라인·모바일 부문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더욱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이달에는 새로운 온라인몰 얼굴까지 발표하면서 제2 도약에 나섰다. 서비스 전면 개편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라이프셰어(일상점유율)'까지 높이겠다는 셈법이다.
지난 14일 LF는 3년 반 만에 공식 온라인 쇼핑몰인 'LF몰' 브랜드 아이덴티티(BI·Brand Identity)를 교체한다고 밝혔다. 얼굴 격인 BI까지 바꾸면서 LF가 이미지 쇄신에 나선 이유는 30~50대 중심 소비자에서 벗어나 10·20세대까지 포섭하기 위해서다. 안정은 LF e서비스기획본부장(상무)은 "BI는 브랜드의 철학과 방향성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이정표"라며 "BI 새 단장을 통해 LF몰이 10~20대를 포함한 전 연령층이 즐겨 찾는 종합 라이프스타일 쇼핑몰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F몰 서비스도 전면 개편했다. 회원가입을 간편화하고, 품절 상품이 재입고될 때 소비자에게 알려주는 기능을 갖췄다. 편의성을 높여 '친구 같은 쇼핑몰'이 되기 위해서다. 이는 최근 대두되는 일상점유율 개념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일상점유율이란 특정 상품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서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다. 일상을 더 점유할수록,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린다는 것이다.
라이브 쇼핑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냐온(LFON)'을 만든 이유 역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다. 냐온은 쇼핑정보를 예능 형태로 풀어냈으며, 연예인과 콘텐츠창작자 등이 출연해 상품을 소개한다. LF 관계자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머무르게 하는 게 중요해졌다. 냐온을 만든 이유도 소비자들이 쇼핑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하기 위함이다. 20대는 구매력이 약하다는 시각이 있지만, 앞으로 그들도 30·40대가 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LF는 수년간 온라인 사업에 공을 들였다. 2014년 'LG패션'에서 LF로 사명을 바꾸면서 온라인 판매 상품을 넓혔고, 이듬해 패션 전문 '트라이씨클'을 인수해 성장 잠재력이 큰 온라인 채널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엄지족'으로 불리는 모바일 쇼핑족을 잡기 위해 LF몰 모바일 앱도 재단장했다. 패션을 넘어 생활용품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LF몰은 지난해까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LF몰 매출액은 2700억원으로, LF 전체 매출액의 20%에 이른다.
LF가 온라인 사업에 힘을 쏟는 이유는 의류 시장 무게 중심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특히 의류·패션 상품은 2013년부터 매년 10%대 성장세를 이어오면서 10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오프라인은 온라인 공세에 밀리고 있다.
다른 패션업체들도 온라인 중심 판매 전략을 세우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5년 통합 쇼핑몰 'SSF샵'을 선보인 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O2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한섬도 같은 해 통합 온라인몰 '더한섬닷컴'을 만들어 출시 첫해 매출액 200억원을 거뒀다. 한섬 역시 O2O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온라인 단독 상품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