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진격 이끈 제약·바이오株, 과열 '깜빡이'
코스닥 진격 이끈 제약·바이오株, 과열 '깜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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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상위株 6개, 코스닥 부양…단기급등 따른 조정 가능성도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코스닥의 유례없는 고공비행이 지속되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700선 탈환도 요원했지만, 어느덧 800선이 더 가까워졌다. 갈수록 코스닥시장 내에서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는 제약·바이오 업종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들 업종에 대한 과열 현상을 우려하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4.37p(0.56%) 떨어진 775.85로 장을 마쳤다. 8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지만, 이달 들어 무려 11.8%의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제자리걸음 한 코스피(0.4%)와 극명한 대비다. 전날에는 2년7개월여 만에 종가 780선을 터치, 사상 첫 800선에 진입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지수 상승 동력은 단연 제약·바이오주의 초강세다. 대장주 셀트리온은 이달 들어 26% 급등했다. 11만원선에서 거래됐던 두 달 전과 견줘 두 배가량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헬스케어(36.2%) △신라젠(45.2%) △티슈진(41.5%) △바이로메드(13.3%) 메디톡스(10.3%) 등도 뚜렷한 오름세를 보이며 코스닥지수를 밀어올렸다. 제약·바이오주는 코스닥시장 내 시총 상위 10종목 가운데 6곳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신라젠은 올해 들어 무려 640%의 상승률을 시현하며 코스닥 시총 순위 3위까지 꿰찼다. 간암 치료제인 '펙사벡'이 글로벌 임상 3상에 들어간 데 따른 기대감이 작용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펙사벡의 가치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항체 신약전문기업 앱클론은 이날 7만1100원에 거래를 마쳐 엿새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9월 상장한 이래 두 달 만에 공모가(1만원) 대비 7배를 웃도는 수익률이다. 이 회사의 'AC101'은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인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과 병용치료를 목적으로 개발하는 항체 치료제다.

건강기능식품 개발·제조업체 CMG제약은 정밀의료 유전정보 기반의 표적 항암제에 대한 효능이 부각되면서 최근 한 달 새 두 배가량 올랐다. 표적항암제는 투여 후 발암 과정의 특정 표적인자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치료제다.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기존의 항암제와 결정적 차이를 보인다.

제약·바이오주가 코스닥 상승에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단기 급상승에 따른 '과열 현상'을 경계하기도 한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적 측면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는 과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난 며칠간 제약 업종이 18.3% 급등하는 등 상승 속도가 너무 빨라, 충분히 부담을 느낄 만하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실제, 신심리도 지표와 RSI(상대강도지수)는 이들 업종의 단기 과열 상태 진입을 암시하고 있다"며 "전 거래일 기준 코스닥 제약 업종의 신심리도 지수는 월간 기준 69.3을 기록해 2년5개월 이후 처음으로 60선을 상회했고, RSI도 과열 기준선인 70에 근접해 부담스러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대형 바이오 몇 개 종목만 기습적인 상승세를 나타냈고, 수급상 왜곡과 단기과열 정도 역시 심한 경향이 있다"며 "이에 단기적이나마 숨 고르기 성격의 조정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단순 기대감만으로 하는 투자는 삼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약, 항암제 등 개발은 성공 시 호실적으로 이어지지만, 이전까지 얼마든지 변수가 존재하기에 섣부른 판단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실제, 올해 신약개발 바이오텍은 루머로 주가가 상승한 바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술수출에 대한 단순 기대감보다는 임상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에 따른 시기별 R&D(연구·개발) 모멘텀을 기반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주는 타 업종과 비교해 불확실성이 큰 만큼 주가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카더라' 소문만 듣고 '묻지마 투자'에 나섰다가 낭패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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