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 모든 공공시설에 태양광…에너지 생산도시로"
박원순 "서울 모든 공공시설에 태양광…에너지 생산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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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이 21일 기자 설명회를 통해 2022년까지 원전 1기 설비 용량에 해당하는 규모로 태양광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태양의 도시, 서울'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 '태양의 도시, 서울' 계획 발표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서울시가 보조금을 늘려 서울 내 3가구 중 1가구에 가정용 태양광 미니발전소를 보급, 2022년까지 원전 1기 설비용량에 해당하는 1GW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1일 기자 설명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태양의 도시, 서울'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서울을 에너지 소비도시에서 생산도시로 전환하겠다"며 "활용 가능한 모든 공공시설에 태양광을 설치하고 서울 곳곳에 태양광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박 시장이 취임 직후인 2012년부터 추진해온 '원전 하나 줄이기'의 연장선에 있는 정책이다. '원전 하나 줄이기'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친환경에너지 생산을 확대해 원전 1기가 생산하는 만큼의 에너지를 대체하자는 서울시 역점 사업이다. 아울러 더 나아가 태양광 발전 규모를 대폭 늘려 탈원전에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작년 경주 지진과 불과 일주일 전 포항 지진은 원전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 또 다른 두려움이 되고 있다"며 "정부는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전환할 책임이 있다"고 태양광 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아파트, 단독주택, 임대주택 등 가정집의 미니 태양광 설치 확대다. 서울시는 아파트 신축 단계부터 미니 태양광을 설치를 독려해 63만 가구에 '베란다형 발전소'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먼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짓는 아파트의 미니 태양광 설치를 의무화한 뒤 민간으로 확산하기로 했다.

일반 아파트는 설치비의 70%가량(260W 기준 41만5000원)을 서울시가 부담하고 구청이 추가로 5만∼10만원을 지원한다. 아파트 경비실 4000곳에는 미니 발전소(약 1.2MW 규모)를 시범 설치해 경비실에서 쓰는 전력 일부를 충당한다.

'보조금의 사각지대'였던 단독주택과 민간건물에 주는 보조금은 신설한다. 지금은 단독주택에 태양광 미니발전소를 설치할 경우 국비 위주로 보조금이 나왔다. 발전용량 3kW 기준으로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면 700만원 정도가 드는데, 정부가 이 중 350만원을 지원하고 시는 정부 지원을 받는 단독주택에 한해 정부 지원금의 10%(35만원)를 보조해줬다.

문제는 정부 지원 물량이 금방 소진돼 서울시 지원도 받지 못하게 된다는 점이었다. 서울시는 단독주택에 태양광을 설치할 경우 정부 지원 여부와 관계없이 150만원 내외를 별도 지원하기로 했다.

민간건물에는 미니발전소 설치비의 30% 내외를 지원한다. 태양광을 시민들이 친숙하게 느끼도록 광화문 광장에 태양광 벤치, 가로등, 보도, 버스정류장 등을 도입하고 월드컵 공원에는 솔라트리, 솔라브릿지 등을 설치해 태양광 테마파크로 만든다. 광진교에는 영국 템스 강 빅토리아 철교처럼 교량 상단에 그늘막 태양광을 설치한다.

총 366만㎡ 부지에 아파트, 상업·산업시설이 들어서는 마곡지구는 태양광 설비를 집중 설치한 특화지구가 된다. 태양광과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을 융복합해 전체 전력수요의 8% 이상을 태양광 발전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또 태양광 분야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5년간 150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4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창업·벤처기업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시민들이 직접 태양광에 투자한 뒤 이익을 공유하는 '시민펀드'도 만든다.

서울시는 '태양의 도시' 정책을 통해 2022년까지 태양광 발전 비율이 0.3%(작년 기준)에서 3%로 10배 증가하고, 온실가스를 54만t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태양광을 원전 1기 분량만큼 보급하면 연간 초미세먼지가 135t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련 일자리도 3만개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2022년까지 서울시가 예상하는 태양광 투자 규모는 국비 1652억원, 시비 4966억원, 공사 661억원, 민자 9761억원 등 총 1조7000억원이다.

박 시장은 "모든 시민이 가정과 건물에 태양광을 설치하고 각종 태양광 펀드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한편, 직접 발전사업자가 돼 경제적 혜택도 가져간다면 서울은 명실 공히 '태양의 도시'가 될 수 있다"며 "서울에서 태양광은 우리의 일상이자 도시의 풍경이 될 것이며 태양광을 통해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깨끗하고 지속가능한 도시, 세계적 에너지 자립도시 서울을 만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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