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최근 가장 관심을 끌었던 자동차 관련 규정으로 '한국형 레몬법'을 꼽을 수 있다. 이 법은 지난 1975년 시행된 미국 레몬법의 한국형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신차를 구입하고 일정 기간 내에 같은 부위에 하자가 여러 번 발생했을 경우 자동차를 교환하거나 환불해주는 규정이다.

2019년부터 시행된다고 해 기대가 되고 있지만, 실효성에 대한 논란도 많다. 지금의 상황에서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다. 강제 이행규정에 대한 논란도 있고 자동차관리법에 포함돼 있어 실질적인 소비자에의 적용은 한계가 있으며, 과연 누가 어떻게 교환이나 환불에 대한 객관성과 정확성을 가질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우리나라는 그간 각종 규정을 만들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규정으로 도리어 시장을 어지럽히거나 아니한만 못한 규정도 많았다. 또한 선진국과 유사한 규정으로 그럴 듯하게 포장돼 있으나, 실질적인 액션플랜이 없어서 형식만 갖춘 법도 부지기수였다.

이번 규정도 실질적인 후속 액션플랜이 없다면 또 하나의 사장되는 법의 가능성이 크다. 이는 여러 측면에서 크게 고려해야만 빛을 발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선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각종 자동차 관련 사건에서 소비자가 보는 시각과 자동차 관련 기업이 보는 시각이 크게 차이가 나고 해석도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심야에 비가 오는 고속도로 1차선을 시속 100Km로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시동이 꺼지면 탑승자는 이 차량을 안전한 갓길로 빼기 위하여 목숨을 내놓고 아찔한 경험을 하게 된다. 사고가 그나마 나지 않으면 다행인 것이다.

실제로 사고가 나도 운전자의 운전실수로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판정나기 어려운 구조다. 자동차 메이커는 단순하게 언제든지 시동이 간단히 꺼질 수 있는 만큼 그냥 정비센터에 와서 수리를 받으라고 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과연 자동차를 교체하거나 환불하는 조치가 가능할까? 누가 이것을 판정하고 강제적인 조치를 할 수 있을까? 과연 그러한 전문가 집단이 있고 정부가 나서서 강제 이행할 수 있는 조치가 이루어질까?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미국은 모든 문제에 있어서 소비자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우선 징벌적 보상제가 제도적 기반을 받치고 있다.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소비자를 우롱하는 등 각종 책임이 메이커에 있을 경우 천문학적인 벌금과 소비자 보상금을 내야 하는 구조다.

자동차에 문제가 발생하면 자동차 메이커가 자사 차량에 결함이 없다는 것을 밝혀야 하는 구조다. 따라서 재판 과정에서 소비자의 목소리에 자동차 메이커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소비자 배려가 부족하다고 해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협상을 통해 보상을 받게 한다.

우리와 완전히 반대 입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같은 메이커가 우리 시장에서의 조치와 미국에서의 조치가 완전히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참. 매우 어려운 국가다. 법적 구조와 바탕 자체가 규제 일변도의 포지티브 정책으로 기반을 다지고 있고 고속 성장하면서 제작자 판매자 중심으로 이뤄진 시스템에서 과연 한두 가지 단순한 규정으로 제대로 이행될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물론 그러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그래도 희망을 가져본다. 첫 단추지만 계속해서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사례가 쌓이고 근본 자체도 바뀔 것이라 확신한다. 제대로 된 후속 조치를 기대하면서 열심히 후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