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금투협 회장, 연임 포기…"현 정부와 결 안 맞아"
황영기 금투협 회장, 연임 포기…"현 정부와 결 안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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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하고 싶지 않다"

▲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임기 만료 두 달을 앞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

황 회장은 4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선거는 공정해야 하는데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선언을 공식화했다.

그는 연임을 포기하는 이유로 현 정부와의 맞지 않음을 들었다.

황 회장은 "현 정부를 꾸리고 운영하시는 분들과 제 가치관이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여러 통제장치가 이미 있는 것을 알기에 업계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건의한 것인데, 일이 쉽게 풀리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 달 말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기업신용공여 한도 200%로 늘리는 방안이 통과됐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의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말이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라는 외교용어"라며 "이 시대에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이라 느꼈다"고 털어놨다.

황 회장의 재선 불출마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위원장은 최근 "대기업 출신이 기업 후원이나 도움을 받아 회장에 선임된 경우가 많았는데, 이러한 인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황 회장은 지난 1975년 삼성물산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뒤 △삼성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삼성증권 대표이사 △우리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회장 △법무법인 세종 고문 등을 역임했다. 2015년 금투협 회장으로 취임한 뒤 내년 2월4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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