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C삼립은 외식 브랜드 '그릭슈바인 메쯔거라이'의 필라프 메뉴를 냉동HMR로 출시했다.(사진 = SPC삼립)

신세계푸드·SPC그룹·CJ푸드빌, 계열 브랜드 메뉴 제품화 승부수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그동안 외식 브랜드 운영에 힘을 쏟았던 대기업들이 앞다퉈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6일 식품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신세계푸드는 지난 2003년부터 운영한 이탈리아 레스토랑 '베키아에누보'를 간편식으로 확장한 서양식 HMR 브랜드 '베누(Venu)'를 선보였다. 신세계푸드는 베누 브랜드로 양송이 크림 수프와 포테이토 크림 수프를 먼저 출시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드레싱, 함박스테이크, 파스타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베누에 앞서 신세계푸드는 한식뷔페 '올반'과 해산물뷔페 '보노보노' HMR를 선보인 바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앞으로 HMR 사업을 키워나갈 계획"이라며 "외식브랜드 매장은 안테나숍(광고성 매장)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SPC그룹도 외식브랜드를 HMR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샐러드 전문점인 '피그인더가든' 메뉴를 편의점 등에서  HMR 제품으로 선보인 것. 독일식 육가공 제품이 주력인 '그릭슈바인 메쯔거라이'의 필라프 메뉴도 냉동 HMR로 출시됐다. SPC그룹 관계자는 "1인 가구의 증가로 HMR 시장이 급격히 크고 있어, 다양한 외식 메뉴를 HMR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CJ푸드빌은 스테이크하우스 '빕스'의 인기메뉴인 폭립을 HMR로 출시했다. 한식뷔페 '계절밥상'에서도 돼지직화구이 메뉴를 HMR로 선보였다. 고객들의 포장판매 요구가 많아 HMR제품을 출시하게 됐다는 게 CJ푸드빌의 설명이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이 HMR에 사활을 걸고 있어, CJ푸드빌도 외식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HMR 영역을 차츰 확장하리란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너나할 것 없이 HMR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국내 HMR 시장 규모는 2조187억원에 달한다. 1년 전보다 7.7% 성장한 수치다. 업계 안팎에서는 한동안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질 걸로 보고있다.

반면, 외식업은 자영업자까지 우후죽순 뛰어들면서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더욱이 경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다. 대기업들이 HMR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식업은 워낙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한 데다, 자영업자의 역량이 높아지면서 이젠 대기업이라고 해도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며 "HMR 진출은 시장 흐름에 따른 자연스런 수순"이라고 짚었다.

대기업들은 외식 브랜드의 레시피 개발 역량을 무기로 내세워 HMR 시장을 공략한다. 오프라인 매장을 테스트베드로 삼고, 맛과 질이 보장된 메뉴들로 HMR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유통업체와 식품업체에 이어 외식업체까지 가세하면서 HMR 시장에선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