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임수수료 안받지만 상품수수료는 투자자 부담

[서울파이낸스 손예술 기자] 세법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로 ISA에 대한 세제혜택이 확대된 가운데 은행들이 '수수료 면제'를 내걸고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원금 손실이 나더라도 수수료를 전부 받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ISA는 계좌에 예금이나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여러 금융상품을 담을 수 있는 상품으로 고객이 자산포트폴리오를 짜는 신탁형 ISA와 금융회사가 제시한 모델포트폴리오에 가입하는 일임형 ISA가 있다.

그동안 의무가입 기한인 5년이 지나고 발생한 순익 200만원(일반형·농어민형), 250만원(서민형)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았으나 세법개정안이 지난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서민형과 농어민형에 한해 비과세한도가 400만원으로 늘어났다.

시중은행들은 일임형 ISA에 대한 수수료를 면제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가입 후 누적평가금액을 매분기말 평가한 뒤 원금 손실이 나거나 수수료를 내 원금을 건지지 못할 경우 투자일임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이 지난 10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수익이 나지 않는 일임형 ISA에 대해 수수료를 면제하는 것이 자본시장법에 위촉되지 않는다는 법령해석 이후 다른 은행들도 일임형 ISA 수수료 약관을 개정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이미 시행 중이며 KEB하나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오는 18일부터, DGB대구은행과 BNK경남은행도 내년 중 도입할 계획이다.

은행들은 수수료 면제에 대해 책임있는 운용을 고객과 약속한다는 차원이며 '무수익 무수수료' 원칙을 내세운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일임형 ISA가 손실이 나 수수료를 내지 않더라도 고객의 원금이 100% 보장되진 않는다. 일임형 ISA의 수수료는 투자일임 수수료와 투자 상품 모델포트폴리오에 들어간 상품을 은행이 구매하는데 지불해야하는 상품 수수료로 구성된다.

은행이 면제해주겠다는 것은 투자일임 수수료일뿐이어서 수익률이 좋지 않더라도 상품 수수료는 고객이 부담한다.

금융투자협회의 ISA 공시에 따르면 10개 은행이 76개의 일임형ISA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여기에 붙는 연평균 수수료율은 0.7664%다. 이중 은행이 조건에 따라 면제해주겠다고 하는 투자일임 연평균 수수료율은 0.39%로 전체 수수료율의 절반이다. 손실이 나더라도 나머지 0.3765%의 수수료는 지불해야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수수료 면제를 고려하기보다는 수익률을 높일 방법을 찾아야한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애초에 수익률이 높다면 이런 수수료 면제책을 내놓을 이유가 없다. 최근 3개월 은행의 일임형 ISA 상품의 누적 평균수익률은 1.04%다. 은행의 6개월 적금 금리도 1%가 넘는다"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는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것은 고객 편의를 위해서며, 이를 믿고 운용수익률을 마이너스로 하겠다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수수료 면제 대상이 없도록 하겠다는 은행의 의지 차원으로 봐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