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이트·피츠 등장에 맥주시장 '지각변동'
필라이트·피츠 등장에 맥주시장 '지각변동'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하이트진로는 '김생민의 영수증 편의점 습격사건' 영상을 통해 필라이트의 가성비를 강조했다.(사진 = 하이트진로)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올 한 해 국내 맥주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들썩였다. 맥주인 듯 맥주 아닌 '필라이트'와 소맥(소주+맥주) 애호가들을  겨냥한 '피츠 수퍼클리어'의 등장 탓이다.

두 제품은 각각 출시 이래 목표치를 뛰어넘는 매출 기록을 세우면서 입지를 다졌다. 연말을 맞아 맥주시장의 샛별인 필라이트와 피츠에 대해 짚어봤다.

◇필라이트 '가성비' 등에 업고 훨훨 난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4월 출시한 필라이트는 맥주가 아닌 발포주로 분류된다. 맥아(싹을 틔운 보리) 함량이 10% 미만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주세법상 맥주라고 부르려면 맥아 함량이 10% 이상이어야 한다.

따라서 필라이트는 맥주에 매겨지는 주세(72%)가 아니라 기타주류의 주세(30%)가 적용된다. 필라이트가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 결정적 이유다. 필라이트 355ml 캔 제품의 출고가는 717원. 같은 용량의 하이트 맥주(1239원)보다 약 42% 싸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필라이트 공장 가동률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출시 190일 만에 1억캔 판매를 돌파하는 등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이어가는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필라이트의 흥행으로 올 3분기 영업이익 56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9% 늘어난 수치다.

하이트진로는 이같은 기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개그맨 김생민을 앞세워 편의점 습격사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1만원으로 필라이트 500ml 4캔에 안주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수입맥주 4캔을 1만원에 파는 편의점 할인 행사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편의점 수입맥주 할인행사로 인해 국산 맥주가 경쟁에서 많이 밀렸는데, 그런 면에서 필라이트는 가격 경쟁력이 굉장히 훌륭하다"고 말했다.

필라이트가 올 한 해 순풍에 돛 단 듯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운데, 맥주업계 안팎에서는 내년 상반기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필라이트의 인기가 지속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다른 국산 발포주가 시장에 등장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켜봐야 한다.

맥주업계 한 관계자는 "필라이트가 시장의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을 얻긴 했지만 일시적인 관심에 그칠 우려도 있다"며 "경쟁사도 발포주 제조 기술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경쟁제품이 등장하기 전에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 롯데주류 '피츠 수퍼클리어'는 소맥 애호가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연말연시 술자리가 늘면서 피츠의 매출도 상승세를 탈 수 있다.(사진 = 롯데주류)

◇피츠 '깔끔한 맛' 내세워 소맥 애호가 공략

롯데주류에서 올 6월 야심차게 선보인 피츠는 소맥을 즐겨마시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앞서 출시한 '클라우드'가 프리미엄급의 진한 향을 내세운 것과 달리, 피츠는 깔끔한 맛을 강조한다.

소비자들에게 클라우드 품질을 인정받던 시기에 롯데주류가 새로운 맥주를 출시한 데는 이유가 있다. 식당이나 주점 등에서 팔리는 맥주의 비중이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오비맥주 '카스'의 대항마로 피츠를 선보인 셈이다. 출고가도 카스와 같은 1147원(500ml)으로 정했다.

피츠는 출시 100일 만에 4000만병 팔렸다. 2014년 출시된 클라우드가 100일간 2700만병 팔린 것에 비하면 훨씬 빠른 속도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카스나 하이트는 생산량이 워낙 많기 때문에 피츠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피츠에 대한 시장 반응은 상당히 괜찮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롯데주류는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으로 카스-하이트-피츠 3자대결 구도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피츠 탓에 올 상반기 판매촉진비 등이 크게 늘었다고 지적하지만, 롯데주류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롯데주류 관계자자는 "출시 이전부터 일정 기간 동안 마케팅 비용 출혈이 있을 걸로 예상했다. 크게 문제될 게 아니라고 본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연말연시 술자리나 모임이 늘어나면서 피츠 매출도 상승세를 탈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카스가 난공불락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차별화 된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맥주업계 한 관계자는 "카스의 인지도가 워낙 높은데다 오비맥주가 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기 때문에 아예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